인터뷰-늦깎이 소리꾼 박재성씨

입력 1997-07-17 14:35:00

"판소리를 하면 마음이 편안해집니다" 늦깎이 소리꾼 박재성씨. 마흔 다섯, 결코 적지 않은 나이에 소리판에 뛰어들었다.항상 서두르고 급했던 성격이 진양조 가락처럼 덩달아 느긋해지는 것을 보면 신기하기만 합니다박씨는 10년전 부친 회갑때 처음 판소리 공연을 본 뒤로 한번 해보고 싶다 는 생각을 떨칠 수없었다. 판소리연구소의 문을 두드리기까지는 10년이 걸렸다.

용기가 필요했지요. 그런데 막상 주변사람들의 반응은 의외였습니다. 나처럼 부끄러움 때문에 배우고 싶은 마음을 누르고 있는 친구들이 생각보다 너무 많더군요

1주일에 3차례씩 주운숙판소리연구소에 나갈 때면 그는 댕기머리 여중.고생들 사이에서 너무나톡톡 튀는 쉰 세대 . 소질도 떨어지는 것 같고 힘에 부칠 때도 있지만 그래도 소리하는 순간은편안하고 즐겁기만 하다. 기왕 늦은 공부 천천히 돌아간들 어떠랴.

운전할 때마다 녹음된 소리를 듣고 따라서 연습을 합니다. 어떤 때는 옆 차의 운전사가 이상한눈으로 쳐다보는 줄도 모르고 차 안에서 소리를 질러대고 있기도 해요

아빠의 지성에 감격했는지, H.O.T, 젝키만 모시던 딸 지현이(18) 아들 덕훈(14)이도 흥보가 를조금씩 흥얼거리기 시작하는게 박씨에게는 여간 기분좋은 일이 아니다.

아이들과 저는 소리를 통해서 서로를 조금씩 더 이해해가고 있어요. 결국 우리 몸에서 나온 우리가락 아닙니까?

〈申靑植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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