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의 일제 단속를 통해 드러나고 있는 학원폭력의 검은 실상은 그 간 알려진 것보다 훨씬 심각하고 충격적인 양상이다. 나이어린 여자중학생들이 뒷골목 '어깨'를 흉내내며 급우들을 짓밟는가하면, 자신을 훈계하는 교사와 학부모에게 주먹질을 해대는 막가파식 행동이 태연히 고개를 쳐들고 있다.
특히 종전처럼 도시와 농촌을 구분지을 수 없을 정도로 '학원폭력의 도·농 평준화'라는 빗나간현상이 청소년에 대한 우리사회의 관심과 지도가 그동안 얼마나 겉돌고 있었는가를 새삼 확인케해주고 있다.
○…칠곡경찰서가 15일 긴급체포한 최모(15) 박모양(14) 등 중3 여중생 11명. 이들 가운데 7명은지난 5월 숙제를 대신 안해준다는 이유로 같은 반 실장인 김모양(15)을 낙동강 모래사장으로 끌어내 김양을 둘러싼 뒤 주먹질과 발길질을 해댔다. 이들 가운데 또 8명은 평소 돈을 안주고 심부름을 잘 안한다는 핑계를 달고 같은 반 조모양(15)을 노래방으로 끌고 가 사정없이 두들겨 패고막을 파열시킨 혐의를 받고 있다.
○…구미경찰서가 입건한 구미 모 여중 3학년 11명은 지난 6월 22일 같은 학교 1학년 이모양(12)등 후배 7명을 노래방으로 불러내 "평소 인사도 잘 하지 않고 말도 잘 안듣는다"며 '신고식' 명분으로 우산·몽둥이 등으로 집단폭행해 전치 3주의 상처를 입힌 혐의다. 경찰 조사 결과 이들 3학년 불량 여학생들 때문에 1·2학년들이 등교를 꺼릴 정도였다는 것이다.
○…안동경찰서가 지난 11일 구속한 안동 모 여중 3년 안모양(15) 등 여학생 3명은 소위 '오공주파'라는 불량서클을 만들어 동료들에게 껌 1개에 1천원씩 강매를 하고, 하급생들에게 '군기타임'이라는 명목으로 구타를 하고 90도씩 허리를 굽혀 인사를 하도록 강요했다는 것이다.안동시내 모 중학교 3년 김모군(15) 등 11명은 야구방망이를 들고 학교 주변은 물론 교실에까지떼지어 다니며 '아무개 생일이니 선물비를 내놓아라' '여관비를 가져오라' '돈을 빌려달라'며 걸리는 학생마다 이런 요구를 해온 혐의를 받고 있다. 이들은 자신들의 요구에 응하지 않으면 폭행은 물론 학생들이 입고 있는 티셔츠 바지 혁대 점퍼 심지어 내의까지 빼앗았다는 것이다.
○…경주시내 모 여고 1년 박모양(16) 등 3명은 지난 달 10일 자기들이 소개해주는 남자친구를사귀지않는다는 이유로 동료 학생을 방안에 가둬놓고 번갈아가며 얼굴을 할퀴었다는 것이다.
○…문경경찰서가 지난 7일 구속한 문경 모 고교 2년 양모(16) 장모군(16) 등 2명은 지난 달 11일후배 임모군(15)이 보충수업에 도망갔다가 배모교사(49)로부터 종아리를 맞은 것에 보복을 한다며, 배교사가 묵고 있는 학교사택에 찾아가 몽둥이를 휘둘렀다. 양군은 또 담임 교사(48)의 자택을 찾아가 '왜 나만 미워하느냐'며 현관문과 창문을 몽둥이로 부순 뒤 이를 보고 피하려는 담임에게 욕설을 퍼부었다는 것이다.
문경경찰서가 지난 9일 구속한 고교 3년 임모군(17)은 자신과 '계약한' 교복점에 하급생들을 강제로 끌고가 교복을 맞추게 하는 수법으로 동복 1만원, 하복 4천원씩의 사례비를 받아 30여만원을챙긴 혐의를 받고 있다.
○…칠곡경찰서가 최근 구속한 고교1년 이모군(15) 등 3명은 지난 3월 11일 오후 자신이 다니는학교 후문 길에서 평소 자신들이 학교에서 돈을 뺏고 괴롭혀온 동급생의 아버지 2명이 꾸짖자 쇠파이프로 얼굴 머리 다리를 때리고 발로 차 상처를 입혔다는 것이다.
〈尹相浩·鄭敬久·李弘燮·李昌熙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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