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데까지 가는 신한국 돈살포 파문

입력 1997-07-15 15:12:00

박찬종후보는 14일밤 자택에서"이제 강을 건넜다"는 말을 했다. 이미 엎질러진 물로 사태가 결코흐지부지되지 않을 것임을 예고한 것이다.

참모들의 이야기는 더 강하다. "박후보가 아무래도 끝장을 보려는 것 같다"고 했다. 또 이날 박후보의 한 핵심측근 의원은 "이회창후보가 빠져나오기 쉽지 않을것"이라는 말도 했다. 뭔가 단단히한 건을 한 것 같다는 것이 박후보측의 분위기다.

박후보측은 이처럼 결연하다. 13일 까지만 해도 다소 당혹스러워하던 측근들도"나는 검사, 변호사출신"이라는 박후보의 한마디에 자신감을 회복했다. '못 먹는 감 찔러나 보자'는 식으로 제기한정치공세 수준이 아니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 그리고는"어떤 일이 있어도 경선에는 나갈 것"이라고 두세차례나 강조했다.

그는 또 당안팎에서 "이러다가 경선을 맞이하고 그후에는 언제 그랬느냐는 식으로 결말이 날 것"이라는 전망에 대해 "결코 내가 갖고 있는 자료와 증거들을 사장시키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당이나 검찰의 대꾸가 없으면 16일 이전에 이를 당총재인 김영삼대통령에게 전달하고 직접 검찰에 넘기는 방안등 모든 방법을 검토하고 있다"고 했다.

박후보측은 그 첫번째로 15일오전 이만섭대표서리를 방문,"공정경선이 신한국당의 생명이다"며 거듭 당선관위의 공정경선 관리와 자유경선 분위기 보장을 촉구하고 다른 불공정사례들을 예시했다. 그러나 돈문제와 관련해서는 "검찰에서 반드시 사실을 밝히겠다"며 이회창후보의 금품살포 자료는 제시하지 않았다.

그는 또 이 자리에서 "해당행위를 자행하는 것은 그대로 두고 이를 지적하는 사람에게 해당행위라고 하는 것은 불합리하다"고 반박했다.

그는 또 이회창후보측이 자신을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할 것이라는 데 대해 "무고혐의까지 더하게될 것"이라며 "고소하면 당당하게 출두해 자료를 제시하고 철저하게 사실을 규명하겠다"고 강조했다.

며칠 전까지 하락하는 지지세와 경선의 독립변수에서 종속변수로 전락하는 현실에 의기소침해 하던 모습과는 정반대였다. 박후보의 한 측근은 한걸음 더 나아가 "이 문제는 결코 당내문제가 아니며 정치개혁의 일보를 내딛느냐 주저앉느냐의 문제인 만큼 그렇게 해 주기를 바랄 뿐"이라고했다.

반면 이회창후보 진영은 박후보가 자신의 주장을 입증하지 못하고 당에 자료를 제출하거나 검찰에 고발하지 못할 경우 분명한 명예훼손이자 허위사실 유포에 해당된다는 점에서 박후보를 고소하는 것을 적극 검토키로 했다.

한편 두 당사자 이외의 다른 후보들은 예의주시하며 상황을 즐기고 있는 듯하다. 대다수는 박후보의 증거자료 제시와 당의 철저한 진상조사를 촉구했다.

이한동, 최병렬후보는 철저한 진상조사에다 검찰의 수사를 촉구했다. 또 일부진영에서는 "이대로경선을 치르다가는 당이 온전하지 못할 것"이라며 "진실을 밝히고 난 뒤에 경선을 치르는 것이합당하다"고 경선 연기론을 제기하는 수준까지 이르고 있다.

〈李東寬기자〉

최신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