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2-어른따로 아이 따로가 문제

입력 1997-07-15 15:24:00

서울시내 중·고교생들에게 '빨간마후라'로 통하며 지난 1년간 공공연하게 나돌았던 '10대 음란비디오'의 주인공이 여중2년생과 고2남학생 3명인 것으로 밝혀져 충격과 함께 큰 파문을 일으키고 있다.

음란비디오를 보는 것 그 자체마저 어른들에겐 금기시해온 터에 여중 2년생 1명을 상대로 고2남학생 3명이 혼음하는 그 모습을 그들 스스로가 비디오로 제작했다니 도대체 우리 10대들의 성적파탄이 어디까지 추락해 있는지 가늠하기 힘들다. 과문의 소치인지 모르지만 어른들이 판매를 목적으로 남녀 10대들을 주인공으로 한 음란비디오를 제작하는 케이스는 미주대륙이나 유럽, 일본,홍콩등지에선 흔한 일이지만 10대 그들이 직접 출연하고 제작한 건 첫케이스가 아닐까 여겨진다.우리들에게 더욱 큰 충격을 주는게 바로 이 대목이다.

이미 저질러진 일이야 주워 담을 수 없는 일이겠으나 앞으로 어떻게 우리 10대 중고교생들의 성적타락을 구제할것인가, 그저 아득함을 느낀다. 도대체 어떤 처방을 내놔야 될 것인가, 모두들 걱정과 한숨뿐이지 뾰족한 현실적 대책이 없을 것 같다.

이 성문제는 인간의 본능이자 은밀함이 그 속성이기에 그 근본대책이란 게 있을 수 없다. 다만개방물결을 타고 점차 노출되는 시대이기에 이에 걸맞는 대책을 우리들이 세우지 않고 방치한다면 타락은 어떤 방향으로 나아갈지 극히 위험수위에 놓여 있는 작금의 상황이다.이번에 문제된 비디오의 주인공들은 중산층의 아들·딸이었고 그들이 즐겨본 외국비디오를 재미삼아 흉내를 내 본 것이라는 사실에서 우리는 문제해결의 실마리를 풀어야 한다. 더욱이 여중2년생은 가출해 단란주점에서 함께 일하다 복학했으며 남학생파트너와 평소에도 월평균 2~3차례 성관계를 가졌다는 점과 그 사실을 그 부모들이 전혀 눈치를 못챘고 비디오제작을 한번으로 끝낸게아니라 두번째에 1시간짜리로 연출·제작 배포했다는 사실에서 막연하고 형식적인 만류위주의 대책한계를 뛰어넘고 있다는걸 강하게 느끼게 한다. 여중·고생의 출산, 매춘으로 점차 타락해가고있는 일부 10대들이 종착지점에서 나온 그 극치의 일단을 보여준 것이다.

어른들의 각성없이는 이들을 순화할 길이 없다. 음란비디오를 찾아 즐기고 유흥주점에서 '10대영계'를 찾는건 다름아닌 그들의 아버지뻘인 어른들이다. 그런 아버지부류들은 자기딸이나 아들만은 과외교사의 지도아래 유명대학을 가기를 염원하고 있는 이 모순이 치유되지 않는한 10대의비행은 근절될 수가 없다. 학교당국도 그렇다. 교사들의 사명은 입시지도에만 있지 이들 일부 빗나간 아이들의 탈선은 못본채 직무유기를 지속하는한 또 어떤 기상천외의 비행이 나올지 예측키어렵다. 국민적인 자각으로 이들의 생활자체를 정확하게 보고 그에 상응한 계도가 절실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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