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구장에 대한 인식에서 법률과 시민들이 격차를 보여 마찰이 일고 있다.
당구장은 종전 유기장으로 분류돼 청소년 출입이 금지돼 오다 지난 89년 '체육시설 설치 및 이용에 관한 법률'이 제정되면서 '사회체육시설'로 분류가 바뀌었다. 또 청소년 출입이 허용되자 대구지역 당구장은 하루 1곳꼴로 급증, 현재 약 1천7백곳으로 지난해에 비해 약 3백곳 늘어났다.이렇게 사정이 변하자 학교보건법에 따라 여전히 당구장을 유기장으로 간주하고 있는 교육당국도신설 조건을 크게 완화해 주고 있다. 유기장 법에 따를 경우 전자오락실 만화방 노래방 술집 등과 마찬가지로 학교정화구역내에 들어설 때 초중고교 인근 50m 이내는 절대 불가, 50~2백m 구간은 심의를 통과해야 가능토록 돼 있으나 이 법규와는 별도로 허용하고 있는 것. 각 교육청별로올들어 40~90건에 이르는 당구장 신설 심의를 해 학교보건법상 위반되는 80%% 가량을 설립 허용했다. 지난 3월 헌법재판소가 유치원과 대학교 부근에 당구장을 자유롭게 신설할 수 있다고 결정함에 따라 이같은 완화 움직임은 더욱 가속화되고 있다.
그러나 교육청 입장과는 달리 인근 주민들은 "당구장은 이름만 사회체육시설로 바뀐 유기장"이라며 주위에 당구장이 들어서는데 난색을 표하고 있다. 지난 12일 낮 대구시 수성구 신매동 동서타운 주민 1백여명은 아파트상가 지하 당구장 신설을 반대하며 농성을 벌였다. 이웃 욱수초교 및시지중학교로부터 2백m 거리내에 있어 학업에 지장이 많다는 것. 문제가 된 당구장은 이미 지난달 20일 심의에서 '해제' 결정을 받았다.
주민 강모씨(53)는 "24시간 영업이 가능해 당구장은 청소년 탈선의 온상이 되고 있다"며 "학교측도 당구장 출입 청소년 지도를 외면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대구 남부교육청 한 관계자는 "당구장이 사회체육시설로 바뀐 이상 학교 주변 설립을 제지한다는 것은 모순"이라며 "신설은 자유롭게 하되 그에 따른 학교나 경찰, 구청의 지속적인 지도를 통해 사회체육시설로 자리잡도록 하는 것이 바른 방안"이라고 말했다.
〈金秀用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