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들의 짝짓기, 구름속 접촉 활발

입력 1997-07-14 15:15:00

그동안 물밑에서 전개되던 합종연횡이 신한국당 경선의 최대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휴일인 13일각 후보들은 경쟁적으로 기자간담회 등을 통해 합종연횡의 원칙을 제시하면서 「접점 찾기」에바쁜 하루를 보냈다. 각 후보들이 경쟁적으로 연대모색에 나서는 것은 합동연설회가 중반을 넘어섰는데도 불구하고 대세를 완전 장악한 후보가 없기 때문이다.

선두를 지키고 있는 이회창(李會昌)후보는 이날 기자간담회를 갖고 책임총리제와 부총재제 등의「역할분담론」을 제시하면서 연대원칙을 밝혔다. 그는 『대통령 한 사람에게 권력이 집중되던시대는 가고 있다』며 총리가 내각을 구성해 국정을 책임지고, 부총재가 당을 실질적으로 책임지는 역할분담을 생각해 볼 때가 됐다고 말했다.

가시권에 들어온 이수성(李壽成).이한동(李漢東)후보도 이날 서청원(徐淸源)의원등 대리인접촉을통해 한발짝 더 접근했다. 이날 이수성후보측이 이상득(李相得)의원 등 34명의 원내외위원장명단을 서둘러 발표한 것도 양측의 연대협상에 앞선 세불리기 차원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두 진영의 단일화가 임박했다는 것이다.

이수성후보 경선대책위의 이재오(李在五)대변인은 『우리는 경선전 반이회창 단일후보를 만들어내는 것을 목표로 하고있다』면서 『서울지역합동연설회(19일)를 전후해 가시화될 수 있도록 물밑접촉이 이뤄지고 있다』고 밝혔다.

그동안 후보간 연대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에 서있던 이인제(李仁濟)후보도 이날 처음으로 김덕룡후보 등과의 연대의사를 밝혔다. 그는 기자회견을 통해 김덕룡후보에 대해『정치적으로 완전한동지이며 앞으로도 하나라는 생각에 변함이 없다』고 밝히고 『박찬종후보와도 같은 정치철학을갖고 있다는 점에서 존경하는 선배』라고 언급하는 등 김덕룡, 박찬종후보와의 연대의사를 분명히 했다.

김덕룡후보는 현재로선 이한동 박찬종후보와의 3인연대를 생각하고 있으며 만일 3인연대가 불가능하다면 이인제후보를 포함한 여타 후보와의 협력방안을 모색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3인연대에가담하고 있는 이한동후보와 이수성후보와의 접근에 비판적이다.

물론 각 후보들의 합종연횡논의는 아직 시작단계다. 이회창후보가 과반을 넘는 대세를 장악하지못한 상태에서 반이진영후보들이 모두 자신을 중심으로 한 연대를 생각하고있기 때문이다.민정계의 한 중진의원은 『이회창후보든 반이진영의 연대든 경선전 단일후보나 합종연횡은 현실적으로 어렵다』고 전망하고 있다.

〈徐明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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