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권의 책'으로 표현되는 한 시대의 출판문화란 그 책을 탄생시킨 사회와 국가민족의 문화적 역량의 총체적 소산이고, 다시 그 한 권의 책의 문화는 그 시대와 그 민족사회의 수준과 차원을 도약시키는 구체적인 힘이라고 할 수 있다.
'한 권의 책'의 의미를 진지하게 생각하는 출판인들 몇몇이 모였다. 책을 기획하고 만들어 파는일을 천직으로 삼고 있는 사람들이다. 주로 직업출판인으로서 오늘 우리들은 무엇을 할 것인가를생각하는 사람들이다. 오직 비즈니스만을 염두에 두는 사람들을 우리는 진정한 출판인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우리들은 '서화촌'을 건설하기로 뜻을 모았다. 책과 그림이 있는 마을이다. 서울의 서북쪽 파주에자리잡고 있는 통일동산 안의 6만5천평 땅에 들어설 서화촌을 통해 우리들은 21세기 민족문화의새로운 내용과 모습을 실험해 보려는 것이다.
◈통일동산 책·그림 마을 건설
서화촌에서 동시대인들은 문화와 예술을 즐기면서 생각의 날개를 한껏 펼쳐볼 수 있을 것이다.삶의 의미를 깊숙이 논의해볼 수도 있을 것이며, 사랑하는 사람들이 한 잔의 차를 마시면서 높은차원의 낭만을 즐기고 문화예술의 저 심연을 추적해보고 분석해보는 대화도 나눌 수 있을 것이다.
우리들이 계획하고 있는 서화촌의 시설들은 이런 것이다. 먼저 다양한 내용과 형식을 갖춘 서점들이 즐비하게 들어선다. 철학서점, 사회과학서점, 과학서점, 예술서점, 어린이서점 등등 화랑도들어선다. 화가들의 작업실이 있고 그 작업실에서 이뤄진 성과들이 미술애호가들에게 보여질 것이다.
영화관들 또한 들어선다. 이곳에 오면 이런저런 영화를 취향대로 선택해서 관람할 수 있게 될 것이다. 연극전문극장들도 들어선다. 뿐만아니라 다양한 내용의 대화와 토론이 이뤄지고 음악회가열리는 각종의 문화공간도 마련될 것이다. 여러 문화예술용품을 판매하는 곳도 들어설 것이다. 고서박물관등 작은 규모의 특수박물관들도 입주시킬 계획이다. 박물관이란 인간의 삶과 정신을 응시할 수 있는 최고의 문화예술공간이 아닌가. 인간문화재들이 자신의 공방을 갖고 그 작품들을전시하는 공간 또한 마련될 것이다.
서화촌에는 그러나 카페와 맥주집과 레스토랑이 반드시 준비되어야겠다. 문화와 예술을 감상하고정신과 사상과 학문을 토론하기 위해서는 이런 쉼터가 절대 필요할 것이다.
요컨대 서화촌은 최고의 문화예술을 즐기면서 대화와 토론을 하고 생각을 키우는 특수하고도 차원높은 명소로 가꿔져야 하는데는 이견이 있을 수 없다. 그 마을 자체가 문화센터요 하나의 박물관이라고도 할 수 있다.
문화와 예술, 정신과 사상을 사랑하는 사람들이 모여드는 그런 공간을 우리들은 만들자는 것이다.이곳에서는 주말마다 계절마다 크고 작은 문화예술축제가 마련돼 복잡한 도심을 떠나 자연속에서사람들은 자신을 되돌아보고 무엇인가를 생각하게 될 것이다. 우리 출판인들은 바로 이런 문화예술적 공간이 우리 출판문화를 키울 수 있는 환경 또는 토대라고 인식하고 시민들의 생각하는 힘,생각을 키우는 사회적 환경이 한 시대의 사상과 정신과 예술을 만들며 그것이 곧 책의 문화임을잘 알고있다.
◈주말마다 문화예술축제 풍성
21세기는 지력의 시대다. 우리는 정말 이 지력을 키워야 할 절박한 단계에 서있다. 서화촌을 바로이 지력을 키우는 또하나의 공간이 되게하자는 것이 출판인들의 염원이다.
런던의 서북쪽, 자동차로 4시간정도 거리에 헤이온 와이라는 산속의 책마을이 있다. 화랑도 있고카페도 있다. 해마다 4월이 되면 세계적인 문학가들이 모여 문학축제를 열고 재즈 페스티벌을 열기도 하는 세계적인 명소다. 생각하는 많은 사람들이 이곳을 다녀간다.
아름다운 우리 국토를 이제 먹고 마시고 고함지르는 유흥공간이 아니라 문화와 예술이 자연과 하나로 통합되는 생각하는 공간으로 개발해야 한다. 서화촌은 국토개발의 한 모델이 될 수 있다고우리는 확신하고 있다. 서울 근교뿐 아니라 전국 곳곳에 이런 공간을 건설하는 문화예술 운동이벌어졌으면 한다. 서화촌 운동은 물론 열려있다. 뜻이 있고 정신적·물질적 여력이 있는 분들과더불어 추진하고 있다. 이런 운동에 진지하게 참여하고자 하는 사람들을 우리들은 기다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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