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킬링 필드'를 단순한 관객의 입장에서 보면 스릴넘치는 명화지만 역사를 읽는 혜안으로볼땐 몸서리쳐지는 인류파멸의 현장이다. 교사출신의 폴 포트는 혁명가로 변신하여 친미 론놀정권을 무너뜨리는 과정에서 최소 2백만명을 학살한다. 이 학살극은 독일의 히틀러정권이 저지른유태인 학살극과 함께 20세기 비극의 쌍벽을 이룬다. 이 광적인 살인마 폴 포트는 피비린내나는숙청과 학살을 통해 정권을 잡지만 유일하게 인간적인 실수를 범한다. 그것은 심복인 손센국방장관과 가족들을 죽이고 그림자나 다름없었던 키우 삼판을 인질로 잡아 국경부근의 밀림속으로 달아난다. 폴 포트는 자신을 무너뜨린 친베트남정권에 맞서 재기를 노리지만 오히려 자체 반란군에게 잡힌 몸이 되고 만다. 역사는 돈다. 반복하듯 돌고 돈다. 그래서 사람들은 모난 돌이 정맞듯악한자가 피의 보복을 당할 때 그것을 '역사의 교훈'이라고 말한다. 킬링 필드당시 19세로 크메르루주군에 가담했던 훈센(현 제2총리)은 폴 포트의 학살을 반대하고 베트남으로 피신했던 인물. 그는 변신의 명수답게 베트남군이 철수하자 서방의 '파리평화안'을 수용하여 실권자로 올라섰다. 그러나 캄보디아는 외세의 입김이 만만찮은 나라로 반대파인 라나리드 제1총리와의 연정이 실패하면서 다시 총칼을 앞세워 '제2의 킬링 필드'를 예고하는 내전을 벌이고 있다. 폴포트의 학살을 싫어하여 도망갔던 훈센도 지난 7일 제1총리파 전내무장관을 체포, 재판없이 처형해 버렸다. 국제사면위는 처형과 학살을 어깨너머로 배운 훈센의 '피의 보복'이 또다시 해골탑을 쌓을까봐 우려하고 있다. 이 땅에 킬링 필드의 비극이 다시는 없어야 할텐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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