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장엽(黃長燁)전북한노동당비서는 10일 오전 안기부 청사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모두 발언을 낭독한 뒤 기자들과 일문일답을 통해 주요 질문에 대한 자신의 견해와 입장을 밝혔다.
-서울 도착후 황장엽 리스트에 대한 말을 들어보았는가.
▲들어본 일이 있다.
-당국에서 조사받았을텐데 황장엽리스트에 대해 사실대로 진술했는가. 진술했다면 얘기한 내용이있으면 대답해달라.
▲북한의 남한에 대한 기본전략, 50여년동안 계속해온 정책은 하나는 남한을 내부적으로 와해시키겠다는 것이고 둘째는 무력으로 통일하겠다는 것이다. 북한 노동당안에서만 해도 대남사업부서가 많다. 통일전선부와 사회문화부, 말하자면 공개적으로 하는 사업을 하는 곳과 지하조직을 관리하는 부서, 그리고 작전부라고 해서 침투해 들어가는 부서, 정보사업을 하는 곳 등 여러 부서들이있다.
내가 (대남사업을) 직접 주관하는 사람은 아니었다. 이러저러한 과정을 통해 상식화되어 있고 주워들은 얘기는 적지 않다. 그래서 그렇게 굉장하게 리스트가 있다고 내가 얘기한 것은 없지만 내가 아는 한도에서는 당국자들에게 다 얘기했다.
그런 문제들은 정확하게 확증돼야 할 문제들이기 때문에 여기서 이러저러하게 언급할 성격은 못된다.
-북한의 전쟁 결행의지와 능력은.
▲매우 힘든 질문이다. 어느때 전쟁을 하든지 결국 전쟁은 벌어질 것이라는 것이 일반적 상식처럼 돼 있다. 전면전이 될지 국지전이 될지는 총사령관이 아니어서 잘 모르겠지만 기본은 전면전쟁이 될 것이다.
시기적으로는 국제적.국내적 정세를 모두 생각해서 (남한)내부 와해공작과 무력침공이 적절하게배합될 때 이뤄지리라 본다. 남한 정세가 복잡하고 혼란한 시기를 노려서 (남한의) 동맹국이 다른곳에 역량을 분산시킬 때 북한이 전쟁을 도발할 것으로 추측된다.
-'조선문제'라는 논문에서 북한이 남한을 초토화시킬 수 있는 전쟁수단을 가지고 있다고 언급했는데.
▲전쟁 준비는 대단히 잘 돼 있다. 무기를 1백%% 자체 생산할 수 있을 정도이고 모든 군사시설이 갱도화, 지하시설화돼 있어 북한의 전 영토가 요새화돼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구체적인무기 항목에 대해서는 전문가가 아니므로 잘 모르겠다.
'조선문제'라는 논문은 발표용이 아니었지만 전쟁의 위험성이 있다는 것을 경고하기 위해 작성한 것이었다. 이를 남한이 홀시해서는 안된다. 핵무기를 직접 본 적은 없다. 5년이후 IAEA의 특별사찰을 통해 핵무기의 실태에 대해 알수 있겠지만 핵무기가 있다는 것은 상식화돼 있는 문제다. 증명은 못하겠지만 핵무기가 있다고 보고 대비책을 세우는 것이 좋지않겠는가.
-김정일의 개인적 성향에 비춰본 북한의 의사결정 과정은.
▲김정일이 공개적으로 나타나 연설을 한 적이 없다고 해서 말재간이 없는 것은 아니다. 그리고건강하기도 하다. 승마를 하면서 낙마해 부상한 일이 있다는 소문은 들었지만 잘 모르겠다. 김정일의 개인생활에 대해서는 큰 흥미 없다. 문제는 김정일의 체제에 반대하고, 대남정책에 반대하고, 사상에 반대하는 것이 중요한 것이다.이를 통해서 김정일을 알 수 있지 않겠는가. 정책과 사상이 본질의 표현이기 때문이다. (김정일이) 매운 것을 많이 먹는다는 따위의 시시한 문제는 논의할 필요가 없다.
-북한의 지식층은 김정일(金正日)을 어떻게 생각하나.
▲귀와 입, 눈을 모두 막고 있기 때문에 지식층이 어떻게 생각하고 있는 지를 표현할 수가 없다.대체로 대외정세를 아는 사람은 김정일정권을 지지하고 있지 않다고 생각한다.김정일이 다른 사람은 믿을 수 없고 군대 밖에 믿을게 없다고 말하고 있는 것은 군만이 완벽하게밀봉된 상태이기 때문이다.
북한에서 데모와 파업 등이 일어나지 않는다고 해서 모든 사람이 김정일을 지지하는 것은 아니다. 북한은 어떤 나라와도 다른 세계라는 것을 알아야 한다.
-논란이 되고 있는 사상전향에 대해 말해달라.
▲북한을 버리고 남한으로 온 것과 북한이 나를 반역자라고 말하는 것이 무엇을 의미하는 지를생각해야한다. 나는 사실과 어긋나는 것을 어느 한쪽편에 서서 거짓말을 하지는 않는다. 남은 여생이 얼마 남지도 않았는데 왜 거짓말을 하겠나.
법률상으로 볼 때 내가 북에서 남으로 국적을 옮긴 것은 망명이다. 그러나 조국은 민족과 영토를떠나서 생각할 수 없는 것이다. 나는 내 조국인 대한민국으로 온것일 뿐이다. 북한 영토와 인민은우리들의 것이라는 것을 알아야 한다.
나는 이미 60년대에 마르크스주의에서 벗어나 사상전향을 했다. 모두가 개혁,개방으로 나가는데잘못된 것을 계속 고집하는 것을 참을 수가 없었다. 내가 잘못된 곳에서 계속 '만세'를 외치는것은 민족의 반역자가 된다는 생각을 했다.
그러나 내가 생각해왔던 인본주의 사상은 변함이 없다. 단지 이를 어떻게 구현해야하느냐는 방법에 대해서는 계속 고민하고 있다. 이런 의미에서 사상전향은 계속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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