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 생활문

입력 1997-07-05 14:10:00

우리 어머니께선 참외농사를 지으신다. 아버지를 도와서 말이다. 어머니께선 일하실 때마다 나를생각하신다.

그러던 어느 날이었다. 내가 심한 감기에 걸렸다. 열이 나고 구토를 하며 머리가 너무나 어지러웠다. 또 목도 매우 아팠다. 병원에 갔다. 의사 선생님께서 목감기입니다. 찬 음식은 먹지 마세요라고 말씀하셨다.

몸이 튼튼한 내가 감기따위에 걸리다니. 참 어머니께서는 내가 너무나 걱정된다는 듯이 병원까지 따라 오셨다. 간호사 누나가 주사를 놓아주셨다.

옷을 벗으세요

난 바지를 벗었다. 간호사누나는 알코올을 바른 솜으로 내 주사 놓을 자리를 몇번 문지르더니 푹찔렀다. 얼마나 아프던지….

조금 있으니 엉덩이가 당기는 통증을 느꼈다. 하지만 기쁘기도 하였다. 빨리 나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그때 원효대사의 이야기가 생각났다. 원효대사가 길을 가다가 날이 어두워져서 동굴에서 잤을때목이 매우 말라서 어두운 동굴속에서 물을 찾다가 그릇에 물이 담겨있길래 마셨더니 매우 달콤했는데 아침에 일어나보니 해골 썩은 물을 마셨던 것이다.

원효대사는 구역질이 났으나 어젯밤에는 괜찮았는데 왜 지금은 구역질이 날까? 원효대사는 거기서 모든 일은 마음먹기에 따라 다르다고 한 것을 깨달았다고 한다. 그처럼 나도 아프지 않다고생각하면 안 아플 것이라고 생각한 것이다. 난 집에 돌아와서 힘든 몸으로 소파에 누웠다. 누우니더 어지러운 것 같았다.

어머니께선 잠자면 아픔도 잊어버릴테니 어서 푹 자라 하셨다. 어머니의 다정한 목소리가 아직까지도 나의 귀를 맴돈다. 그 목소리엔 온갖 사랑이 듬뿍 담겨 있었다.

한숨 자고나니 어머니 말씀처럼 좀 나아진 것 같았다. 그런데 옆에는 어머니께서 간호를 하시다가 졸으셨는지 누워 계셨다. 그래서 난 아픈 몸을 앞세우고 어머니께 이불을 가져다 덮어드렸다.어머니께선 잠자는중에도 근심이 섞인 얼굴로 주무시고 계셨다. 어머니께선 나를 바다보다 더깊게 사랑하시겠지 나는 어머니의 은혜를 하늘보다 더 높게 여겨야지

이승훈(성주 월항초등 6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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