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모한 계곡 횡단은 事故 자초" 93년 여름 휴일산행때의 일이다. 잔뜩 찌푸린 새벽하늘은 뒤로하고 경북 봉화 선달산(1,236┾)으로 향했더니 산행들목에선 제법 빗줄기가 굵어져 있었다. 정상을 향하면서 비는 폭우로 변했다.정상에 올라 일행을 돌아보니 모두들 비에 흠뻑 젖어 있고 여자들은 한기로 입술이 파래져 있었다. 서둘러 하산길로 접어 들었으나 짙은 안개로 인해 길을 잘못들었다.
오던길을 뒤돌아 내려가기로하고 내려왔던 정상을 되넘어 하산했다.
그러나 오름길에 건너왔던 계곡은 급류로 변해 있었다. 준비해온 자일로 계곡양쪽에 걸치고 한사람씩 조심스레 건너기 시작했으나 선두가 물을 건널때엔 무릎까지 차올랐던 물이 이내 허리 가까이 차올랐다.
배낭속까지 흠뻑젖은 일행을 둘러보며, 악천후속에서 서둘러 되돌아오지 못한점과 사고는 없었지만 무모하게 계곡 급류를 횡단한것이 후회스러웠다.
지금도 장마때가오면 아찔했던 그 순간들이 되살아난다.
그러나 장마철 산행은 사전준비만 든든하면 특별한 묘미가 있다.
이따금씩 구름장이 걷히고 그 사이로 햇살이 길게 내리비쳐 천지창조의 순간같은 장엄한 분위기도 보이는가하면, 멋진 운해의 장관도 펼쳐진다. 또 평소에는 실낱같이 볼품없던 폭포줄기가 거대한 물줄기로 되살아나기도 한다.
산의 동적인 아름다움을 만끽할 수 있는 계절이 바로 장마철이다.
장마철에는 먼저 세밀한 지도와 나침반, 계곡의 흐름과 등산로를 알아두고, 반드시 자일과 카라비나를 갖추어야 한다.
배낭속 내용물을 젖지않도록 미리 한쪽을 봉한 비닐자루를 배낭안에 깔고 그 속에다 짐을 싸도록한다. 비닐자루는 배낭 길이보다 길게 해서 뒤쪽으로 접어넣는다. 그렇게 하면 혹 물웅덩이 속으로 배낭이 빠져도 별 문제가 없다.
장마철의 산에는 안개도 많다. 산행때엔 아는길도 지도와 나침반으로 확인해야한다.계곡을 건너가려는 곳이 폭우로 넘치고 있다면 등산지도를 보고 능선길을 찾아야 한다.계곡횡단은 상류쪽을 택한다. 얕은 물이라도 흐름이 빠르면 위험하고, 물속은 바닥이 고르지 않은데다 미끄러워 한발 한발 최대한 조심해서 건너야 한다.
장마기간중에는 일기예보를 믿지 말아야 한다. 산에 갈때는 일기예보가 어떻든 무조건 비에대한대비를 하는 것이 좋다.
이길석(일요산장 산악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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