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해안 원전 안전진단 급하다

입력 1997-07-04 14:58:00

지난달 26일 발생한 진도 4 규모의 지진 진앙지가 활성 논란이 일고 있는 양산단층대로 밝혀져월성.고리등 인근 원자력발전소의 안전 진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경주 남동쪽 6km 지점으로 최종 확인된 이번 지진의 진앙지는 최근 경북 경주시 외동읍 입실리에서 발견된 입실단층과 아주 가까울 뿐 아니라 고리 1-4호기 및 월성원전등 5기의 원자력발전소가 밀집돼있는 곳이다.

기상청 집계에 따르면 96년과 올해 사이 원자력발전소 50km 주변지역에서 일어난 지진은 모두12회로 이 가운데 10회가 양산단층이고 나머지 2회는 전남 영광 근처라는 것.

경남 김해, 양산, 경북 영해에 이르는 1백70km 규모의 양산단층대는 그동안 활성 여부를 놓고 학계와 정부간에 논란의 대상이 되어왔다.

국내 원자력법에 따르면 활성단층과 인접한 지역에는 원전을 건설할수가 없고 원전부지 자체를지진가능성이 있는 활성단층에 선정하는 경우도 세계적으로 유례가 없다.

활성단층에 대한 정의는 지질학계와 원자력산업계 사이에 차이가 있고 또 나라마다 약간씩 다르다.

학술적으로는 제4기 지층을 변위시킨 단층을 활성단층으로 보고 지질학계에서는 대략 지금부터약 2백50만년전 또는 1백80만년전부터 쌓인 지층을 일컫는다.

우리나라는 원전 지진안전성과 관련하여 과거 3만5천년 이내에 한번, 혹은 50만년 이내에 두번이상 움직인 흔적이 있는 단층을 활성단층으로 분류하는 미국의 NRC(원자력규제위원회) 규정을따르고 있다.

한국자원연구소가 실시한 양산단층(입실단층 포함) 조사 결과에 따르면 약 80만년전에 생성된 제4기 지층의 변위 흔적이 발견되어 활성 가능성이 엿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양산단층대가 활성으로 입증될 경우, 인근에 있는 원전의 안전성이 위협을 받게 된다.특히 월성 원전은 양산단층으로부터 직선거리로 25km 떨어진 곳에 있어 지진영향권에 들게돼 안전을 위한 대책이 요구된다.

더구나 2010년까지 고리에 2기, 월성에 4기가 추가로 건설될 예정이어서 원전부지 선정을 다시검토해야할 형편이다.

이같은 의혹에 대해 과기처는 "월성 원전은 진도 7에도 견딜수 있게 건설됐고 지진이 발생한 진앙지와 원전 사이의 거리가 원자력법에서 규정한 8km 이내보다 2배가 넘는 19km여서 안전성에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또 현재 월성원전등에 적용하고 있는 내진설계 기준값은 0.2g인데 이는 진도 7의 지진이 원전 부지에서 발생하더라도 시설물이 견딜수 있는 기준이고 양산단층이 활성으로 판명돼도 충분한 여유가 있다는 설명이다.

과기처는 양산단층 활성여부와 관련하여 이달중 관계기관 및 전문가가 참여하는 대책회의를 열어각계 의견을 수렴한후 양산단층대의 활동성 시기, 횟수등에 대한 정밀조사를 실시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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