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레마에 빠진 정발협

입력 1997-07-01 15:14:00

1일 대표직을 내놓은 이회창(李會昌) 신한국당대표와 범민주계 모임인 정치발전협의회(정발협)가후보초청토론회 참석문제를 계기로 마침내 결별의 길을 가게 됐다. 정발협의 간택 대상에서 이대표를 배제하기로 했기 때문이다.

이대표는 1일 정발협이 2, 3일 이틀간 개최하는 경선후보 초청토론회에 불참키로 했다. 정발협도예상이라도 한 듯 "7명의 주자들을 동일 선상에서 대우하는 것이 원칙이지만 특정인이 독자적 의사표시를 한다면 선택대상에서 빠지게 된다"고 이대표 배제를 기정사실화 했다.이재오 정발협기획단장은 1일 "지도부가 경선 주자들을 개별적으로 만나거나 주자들이 모여 격의없는 대화를 나눌 수 있도록 자리를 마련하는 등 후보조정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이대표를제외한 나머지 후보들을 대상으로 막후 조정자 역할을 자임하고 나선 것이다.

이같은 점을 고려하면 정발협의 간택대상자 명단에 이대표가 빠질 것이라는 게 일반적인 전망이었다는 점을 감안할 때 정발협과 이대표는 예정된 길을 가는 것이라고 볼 수 있다.이대표측도 이같은 점을 의식한 탓인지"정발협에 중립을 요구해 놓고 지금와서 후보선정을 위한토론회에 참석할 수는 없는 일"이라는 반응을 보였다.

하지만 내부적으로는 "다른 후보와 나란히 참석하는 것이 득될 게 없고 간택하지도 않을텐데 모양새 갖추는데 들러리를 설 수는 없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이대표가 제외됐다고 해서 정발협의 고민거리가 일거에 가신 것은아니다. 당초 3일로 잡았던 간택일을 1주일 이상 연기한 배경도 여기에 있다.

지금 상황으로는 12, 13일로 순연될 것이 확실하다. 반이진영 주자들의 우열이 가려지지 않은 상황에서 내부적으로 반발이 예상되는 무리한 간택을 할 게아니라 합동유세의 중반전 가서 우열이가려질 때 쯤 조정과 투표를 통한 간택을 하겠다는 복안이다.

그러나 여론과 대의원 인기도에서 2위를 기록중인 이인제(李仁濟)경기지사가 독자노선을 고수하고 있고 박찬종(朴燦鍾)고문도 자신의 의사와는 멀어져 가는 정발협의 간택을 수용할 지는 의문이다. 여기에 박고문과 이한동(李漢東)고문 그리고 김덕룡(金德龍)의원등 3인연대의 움직임 또한정발협의 발목을 잡는 요소로 작용할 공산이 크다.

당초 이수성(李壽成)고문으로 기우는 듯하던 정발협의 후보간택 작업이 아무런 결론을 내리지 못한 채 흐지부지 될 것이라는 비관론이 흘러 나오는 것도 이 때문이다.

〈李東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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