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지진-놀란주민 대피소동

입력 1997-06-26 15:34:00

"대구·경북·울산·부산·강원지역-건물 15초동안 흔들려"

26일 새벽 3시50분쯤 경북 포항시 남동쪽 94km해역에서 올들어 최대인 규모 4.0의 지진이 발생, 대구·경북지역 곳곳에서도 건물이 흔들리고 시민들이 밤잠을 설치며 대피하는등 불안에 떨었다.

특히 한반도 지진활동기 여부로 논란을 빚고 있는 상황에서 중진(中震) 규모가 다시 발생, 원자력발전소가 10여개 가동되는 동해안 지역의 지진대책에 비상을 건 셈이다.

이날 15초동안 계속된 지진으로 대구·경북을 비롯한 강원도, 울산, 부산 등 동해안지역에서 건물이 심하게 흔들렸고 지진여부를 확인하는 전화가 기상청, 행정기관, 언론사 등에 빗발쳤다.기상청은 이번 지진이 25일 일본 서부 시마네현에서 일어난 규모 5.9 지진의 여파인지 동해안 지역에서 별도로 발생한 것인지 여부를 확인하고 있다.

이날 지진이 일어나자 동대구역, 대구역 등지에서 새벽 열차를 기다리던 승객들과 역무원들이 크게 놀라 역사 밖으로 뛰어나오기도 했다.

택시운전사 박창호씨(45·대구시 북구 대현동)는 "승강장에서 손님을 기다리는데 갑자기 땅이 흔들렸다"며 "순간 주차장이 무너지는 줄 알았다"고 말했다.

수성구 시지, 달서구 대곡, 북구 칠곡지구 등 아파트 밀집지역 주민들도 새벽녘 지진에 놀라 아파트에서 뛰쳐나오는등 소동을 빚었다.

가정주부 김연화씨(31·수성구 시지동)는 "장대비속에 갑자기 건물이 흔들려 아파트 붕괴사고인줄 알았다"며 "건물의 안전성 검사를 비롯한 지진 대책을 시급히 마련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포항시 남구 효자동 포철 주택단지와 북구 용흥·우현·창포동 고층아파트 단지에서도 주민 수십여명이 아파트 관리실로 내려와 지진여부를 확인했고 영덕에서도 경찰서 건물이 심하게 흔들렸다.

대구기상대는 "지반이 약해진 장마기간의 지진은 건물붕괴, 산사태 등 대형피해를 몰고 올 수도있다"고 말했다.

대구·경북지역은 올들어 규모 3.0이상의 지진이 4차례나 발생했다.

〈全桂完·崔敬喆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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