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로문예백일장 입상작 결정

입력 1997-06-25 14:59:00

"최영자씨 '백련암…'대상"

대구 종합복지회관 선정 7회 근로문예백일장 입상작이 결정됐다. 지난달 24일 2백50여명이 참가한 백일장에서 33명이 입상자로 결정됐으며, 최영자씨의 시 '백련암 가는 길'이 대상을 차지했다.입상작은 문예집 '꿈을 펼친 나날들'로 묶여 배포될 예정이며 시상식은 27일 오후 있을 예정.

백련암 가는길-최 영 자

잊혀지지 않는 것에 대해

마지막까지 책임을 지고 싶었던 종소리가

길 잃어버린 까닭은

무리 지은 안개가 먼저 와 있기 때문이다

물소리 새소리 가지 끝에 걸어 두고

요란을 떨던 나무도 더 이상 움직이지 않는다

보이지 않을수록

내 속에서 진화하고 싶은 욕망은

늘 생각의 끄트머리에 매달려

이곳 저곳 기웃거려 본다

길이라고 해서 다 길은 아니지

촉촉이 젖은 배낭보다 무거운 마음

안개 속에선

어두울수록 길 잃지 않던 별마저 보이지 않는다

저 아래로 굴러간 잔돌

언제쯤 제자리로 돌아올지 알 수 없고

손에 손잡고

눌러 앉은 무리를 끝끝내 이기지 못해

시간 밖으로 밀려난 솔방울

철없이 성큼성큼 뛰어다니며

꽃의 목을 뚝뚝 분지르던 바람도

안개 속에선 더 이상 움직이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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