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명용사들이여... 편히 잠드소서"
돌보는 이 없는 6·25참전 무명용사묘를 한마을 주민들이 40여년간 벌초를 하고 매년 위령제를지내오고 있어 새삼 보훈의 달을 되돌아보게하고 있다.
영천시 청통면소재지에서 팔공산 은해사로 이르는 도로변을 따라가다보면 은해사 관광농원입구맞은편 청통면 치일리 야산에 봉분도 제대로 없는 3단 계단형식의 묘역이 흔한 묘비명도 없이 자리해있다. 봉분이 드러난 무덤은 불과 10여기에 불과.
무덤앞에 세워놓은 흰 팻말 마지막번호가 97에서 끝나 이 숫자만큼의 유골이 잠들어 있을 것으로추정될 뿐이다.
그나마 무덤앞에 고즈넉이 서서 무명용사의 죽음을 애도하던 팻말도 썩어 없어진 것이 많다.국립묘지도 아닌 산옆 외딴 골짜기에 묻힌 무명용사들, 이들의 넋이 위로받기까지는 이 곳 치일리 마을노인회 노인 22명의 힘이 크다.
팔공산 은해사는 6·25당시 국민방위군 제5대대 의무중대 야전병원이었다.
이곳에는 1·4후퇴당시 자발적으로 군에 입대해 훈련도 제대로 못 받고 적과 싸우다 다친 3백여명의 병사들이 후송 치료중이었다.
이들은 의약품부족에다 굶주림에 지쳐 하루에도 2-3명씩 죽어나갔다. 주민들이 미음을 끓여 나르고 간호에 나섰으나 3백명가운데 1백여명이 숨졌다.
당시 숨져간 병사들은 거적에 싸인채 우마차에 실려 도로변 야산 여기저기에 임시로 묻혔다.6·25때 청통지서 경찰관이었던 전재중노인(74·청통면 치일리221)은 "당시 군복도 아닌 작업복차림에 유언 한마디 못하고 죽어가는 병사들이 부지기수였는데 이름과 주소를 알 겨를이 없었다"고 회고했다.
김주봉노인(73)은 "전쟁직후 찾는 이가 한둘 있었으나 유골이 누가 누군지 몰라 찾지못하고 돌아간 적이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세월이 흐른 지난 83년 임시매장한 무덤옆으로 도로가 나자 당시를 기억하는 노인들이 유골을 수습하고 현 위치로 이장했다.
노인들은 "당국에서 관심을 기울여 축대를 쌓고 묘비라도 세워야 나라를 위해 싸운 이들의 넋이편안히 잠들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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