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속의 과학-잃어버린 세계 (상)

입력 1997-06-19 14:01:00

"공룡멸종의 수수께끼" '쥬라기 공원'의 속편 '잃어버린 세계'가 개봉됐다.

쥬라기 공원이 사고로 폐쇄된지 4년후, 해먼드 박사가 누블라 섬에서 조금 떨어진 소르나 섬에공룡생산 공장을 두고 공룡들을 만들었다는 사실이 밝혀지면서 영화는 시작된다.해먼드는 그동안 공룡들이 섬에서 자유롭게 생활하도록 두면서 공룡들의 생태계를 관찰했다. 해먼드는 공룡들을 자연 세계에서 순수하게 보존하자는 입장이지만 해먼드에게 자금을 대준 인젠사의 부회장은 샌디에이고에 제2의 쥬라기 공원을 세울 것을 계획한다.

소르나 섬에 태풍이 밀어 닥쳐 설비가 파괴되자 해먼드는 말콤 박사에게 상황을 파악해 달라고요청한다. 섬으로 간 말콤 박사는 공룡들을 생포해 샌디에이고로 수송하려는 공룡 사냥꾼들의 음모에 맞서 싸운다. 공룡 사냥꾼들은 기어코 티라노사우루스와 그 새끼를 생포해서 샌디에이고로향하지만 티라노사우루스는 평화로운 도시를 쑥대밭으로 만든다.

사람들은 이 영화를 보면서 왜 공룡이 지구상에서 사라졌을까 라는 의문을 갖게 된다.과학자들은 그 동안 생명체의 멸종이라는 극적인 변화를 외적인 충격 또는 물리적인 사건들과 연관지어 생각해 왔다.

작은 혹성이 지구와 충돌할 때 발생한 열풍이 지구를 초토화시키고 공룡시대도 막을 내리게 됐다거나, 화산 폭발로 인한 기후의 급격한 변화가 공룡의 멸종을 가져왔다고 설명하고 있다. 다른 과학자들은 새로운 질병이 생겼거나 식물이 독성을 가지게 되어 공룡들이 다 죽었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생명의 멸종은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자연에서 다반사로 일어나는 사건이다. 지구상에는 지금까지 약 5백억종의 생물이 있어 왔다고 추정된다. 그러나 현재 지구상에는 겨우 5천만종의 식물과 동물들만 살아있다. 지금까지 살았던 종들 가운데 99.9%%는 멸종한 셈이다. 이처럼 종의 멸종은 우발적인 사건이 아니라 자연사의 보편적인 과정의 하나인 것이다.

생명이 환경에 맞춰 스스로 발생해서 진화하고 번성하는 것처럼 멸종도 자연스러운 일이다. 이러한 생명의 패턴을 뒷받침해주는 이론이 '복잡성의 과학'(Science of the Complexity)이다.정재승 (한국과학기술원 물리학과 박사과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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