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자와 함께-이대환씨

입력 1997-06-18 14:32:00

포항에서 활동하며 이 시대의 아픔과 문제를 소설로 형상화 해 온 이대환씨(40)가 '생선 창자속으로 들어간 시(詩)'(실천문학사 펴냄)를 발표했다.

중·단편 8편이 수록된 이 소설집은 우리들의 문민시대라는 부제가 말해주듯 모두 독립적인 소재와 색다른 문제의식을 담고있으면서도 이 시대의 고통과 환부를 낱낱이 짚어나가고 있다.이 소설집은 노동운동 전력때문에 직장에서 쫓겨나 생선장사가 된 시인의 이야기를 그린 '생선창자속으로 들어간 시(詩)', 대학생 시절 한때 학생운동에 가담했던 것으로 옥살이를 하는 젊은여성의 이야기 '참매미 우는 땡볕'을 담고있다. 문민시대 권력층과의 친분을 이용하여 각종 이권에 손을 대며 살아가는 '새끼 룡', 명예퇴직을 당한 중년사내가 택시기사를 하다 교통사고로 목숨을 잃게 되는 '잘 생긴 사내' 등 '우리들의 문민시대'에 고통받는 이웃들의 삶을 냉철한 시선으로조망했다.

또 사회의 한 켠에 잊혀진채 고엽제 후유증에 시달리는 월남참전 용사 일가의 그늘과 가족간의갈등을 그린 '슬루 블릿'은 미래에도 계속될 아픔으로 고발했다. 문민시대 시리즈에 포함되지 않은 '행복한 중년부부' 역시 '팔아야 산다'는 나름의 진리를 터득한 중년여인이 삶의 중요한 가치를 상실해가는 과정을 통해 이 시대사람들의 삶의 한 단면을 보여주고 있다.

이 소설의 무거움은 가벼운 의식이 시대정신이 되다시피한 요즘 세상에 암류하고 있는 시대적 아픔을 따갑게 드러내고 있다.

이씨는 지난 80년 한국펜클럽 주관 장편소설 현상공모에 당선된 이래 '말뚝이의 그림자' '새벽,동틀 녘' '조그만 깃발하나' 등 사회성 짙은 작품을 많이 발표했다.

최신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