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당 국회소집 왜 미루나

입력 1997-06-14 14:52:00

정치권 밖의 임시국회 소집요구가 갈수록 높아지고 있는데도 여야 정치권이 뒷짐만 지고 있는 이유는 뭘까.

신한국당, 국민회의, 자민련 등 여야 3당은 6월 임시국회 개회문제를 놓고 서로 떠넘기기로 일관하고 있으나 속사정은 모두 제각각이다.

우선 국민회의와 자민련 등 야권은 국회개회가 지연되는 데 대해 신한국당의 책임론을 강력히 제기하고 있다. 국민회의가 신한국당내 경선주자들간의 내부사정을 들어 국회소집이 지연되고 있다고 주장한 데 이어 자민련도 13일, 국회소집을 지연시키는 주범으로 신한국당 이회창(李會昌)대표를 들었다.

자민련 김창영부대변인은 이날 논평에서 "경선에서 김영삼대통령이 손을 들어줄 것을 기대하고있는 이대표가 여당을 청와대 사수대로 만들어 국회문을 닫아놓고 있다"고 비난했다.하지만 여당책임론을 거론하고 있는 야권도 국회소집에 소극적이기는 마찬가지다. 특히 장외로나가면서까지 대선자금 공개를 요구하는 등 의외로 강공을 펴고 있는 자민련의 사정은 겉다르고속다르다.

자민련의 핵심관계자는"지금 당장이라도 우리당이 결심만 한다면 국회를 열 수 있지만 그럴 필요가 없다"면서 "24일 전당대회를 앞두고 있는 마당에 괜히 국회를 열어 당력을 낭비할 필요가 없다"고 말했다. 여당이 국회소집에 소극적인 마당에 자신들이 먼저 나서 국회개회를 주장할 이유가 없다는 주장이다.

이 와중에 국민회의도 국회소집에 소극적이기는 마찬가지다. 제도개선문제만 해결될 경우 등원할수 있다는 입장을 정한 마당에 국회가 열리지 않는다 해도 국민회의가 책임질 일은 없다는 입장이다.

결국 여야 정치권이 국회개회에 소극적인 입장을 극적으로 전환하지 않는한 6월 임시국회의 정상적인 개회는 물건너갈 수밖에 없을 것 같다.

〈李相坤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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