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경제 풀릴기미 안보인다

입력 1997-06-13 15:14:00

지역 경기가 불황국면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이같은 사실은 경제단체들의 경기조사에서도 잘드러나고 있다. 대구상공회의소가 회원업체 2백50개사를 대상으로 3/4분기 경기전망을 조사한결과 80%%가 향후 경기전망이 어둡다고 응답, 장기 불황이 예견되고 있다. 실제 달성공단의 경우3월말 가동률은 전분기와 대비, 4.4%% 감소했다. 생산역시 전분기에 비해 0.4%% 감소했으며 업종별로 보면 음식료품과 1차금속이 각각 12%%와 30%%감소를 보였다. 수출실적도 전분기와 비교할 때 12.8%% 감소하였으며 업종별로는 음식료품업종이 전분기대비 74.5%% 감소하여 가장큰 감소율을 보였다.

▨섬유

○…지역섬유업계는 작년하반기부터 불황의 늪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있다. 지난 연말 중견업체까지 부도회오리에 휘말린데 이어 지난 2일 (주)성도가 도산하는등 올해들어서도 10여개의 업체가불황한파를 견디지 못하고 문을 닫고 말았다.

지역의 주종 생산품목인 폴리에스터직물은 지난달 3억1천1백16만8천달러(수출추천기준)로 작년동기보다 30%% 가까이 줄었다. 한달간 수출물량이 이렇게 감소한 것은 산지형성 이후 처음이라며업계는 충격적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특히 최대수출지역인 홍콩에 대한 수출은 작년의 절반수준에도 못미칠 정도다. 지역업체의 수출기반이 흔들리고 있는 가운데 수출대상국인 중국은 수년내 자급자족을 목표로 생산시설을 증대하고 있고 동남아 경쟁국들은 한국섬유를 급속히 추격해 오고 있다.

섬유업계 한 관계자는 "수출시황이 악화되자 지역업체들간 저가수출경쟁이 더욱 치열해져 생산원가에도 못미치는 값에 오더를 받고 있는 지경"이라고 말한다.

▨주택건설

○…주택건설업계의 경기상황을 단적으로 표현하는 것이 미분양 아파트 현황이다. 한동안 감소세로 돌아섰던 대구지역 미분양 아파트는 5월말 현재 5천6백11세대로 전월에 비해 1천1백95세대(27%%)가 증가했다.

1세대당 분양가를 평균 8천만원으로 계산해도 9백56억원의 자금이 묶여 있다. 전체적으로는 미분양으로 인해 4천4백88억원의 자금이 사장돼 있어 업계의 자금부담은 상상을 초월할 정도다.지역업체들은 아파트 미분양에 따른 경영악화를 만회하기 위해 민관급 공사수주에 적극 나서고있으나 경쟁이 치열한데다 대부분 최저가로 수주를 하고 있어 경영에는 큰 도움이 못되고 있는실정이다.

▨자동차부품

○…5월중 자동차 수출이 성장세로 돌아선 반면 내수시장은 오히려 감소하는바람에 자동차부품업계는 경기예측을 제대로 못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수출이 호조를 보이고 있는 것도 엔고 영향에따른 일시적 현상으로 풀이하는 등 '지나친 낙관은 금물'이라는 입장이다.

완성차메이커들이 그동안 쌓인 재고를 수출물량으로 돌리고 있어 아직 지역 업계엔 수주 증가 등가시적인 효과가 나타나지 않고 있다. 올들어 매달 25억~30억원 정도의 매출을 기록해온 한 부품업체의 경우 오히려 매출액이 지난 3월 이후 매달 1~2%% 정도 줄어드는 추세라는 것.지역 부품업계의 한 관계자는 "국내 자동차산업의 문제점은 단기간에 치유되기 어려운 구조적인것"이라며 "엔고 현상 등 일시적인 외부 효과에 의한 수출증가로 경기회복을 점치는 것은 지나치게 성급한 태도"라고 비판했다.

▨유통

○…전반적인 경기불황에 따라 지역유통, 음식 유흥업 경기는 올들어 사상 최악의 국면을 맞고있다.

백화점의 경우 전반적으로 전년대비 2~3%%의 매출저신장세에 그치고 있다. 대구백화점은 지 난해 8.7%%의 신장률을 보였으나 올해는 5월 현재 매출신장률이 2.6%%로 물가상승률을 감안하면실질적인 신장은 없는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백화점업계는 할인점등 신업태의 등장으로 상권분산이 가속화돼 영업환경이 갈수록 악화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재래시장도 경기가 사상최악이다. 서문시장연합회에 따르면 시장 전체매출이 지난해 같은기간과비교, 평균 20~30%%정도 떨어졌다는 것.

특히 여름철을 앞두고 수박 참외 등 과일류와 여름의류의 매기가 좀체 일지않고 있으며 의류의경우 지난해 같은기간보다 매출이 절반에 머물고 있다.

음식점등도 매출이 떨어져 개점휴업 상태인 점포가 늘고 있으며 유흥업소도 일부 고급 술집을 제외하고는 손님이 지난해의 40~50%% 수준에 그치고 있다.

〈經濟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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