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내린 신한국 지구당 정기대회

입력 1997-06-12 15:19:00

전당대회 대의원 선출을 위한 2백53개지역 신한국당 지구당 정기대회가 12일 대단원의 막을 내렸다. 여당 대선후보 선택의 결정적 잣대인 전체대의원 1만2천6백8명중 70%%정도의 대의원이 선출된 것이다. 헌정사상 초유로 진행되는 여당자유경선의 시금석으로까지 의미가 부여됐던 이번 행사는 일단 잡음없이 순조로운 항해를 한 셈이다.

이번 정기대회 행사는 과거와 비교할 때 전혀 판이한 양상들이 전개되어 주목을 받았다. 우선 전체의 30%%에 달하는 지구당위원장들이 대의원들의 후보자율선택권을 보장했다. 정가에서는 이들위원장의 적지 않은 수가 결국 막판에 특정주자 지지를 밝힐 것이라는 추측을 제기하고 있지만속내야 어쨌든 정치발전의 큰 진전임에는 틀림없다. 결과적으로 대의원들의 위상을 매우 높여 주는 계기를 마련해주었다.

이번 대의원 자율선택권 보장은 이상희, 박범진의원 등 3, 4명의 극소수 의원들이 순수한 차원에서 시도를 했지만 달라진 정치환경을 맞아 급속히 확산되는 경향을 보였다.

이같은 현상은 50%% 이상의 다수 위원장들로 하여금 특정주자 지지를 못하도록 하는 제동역할을 한 것으로 보인다. 이번 행사에서 특정주자 지지를 표명한 지구당위원장은 고작 전체의 10%%정도인 20여명에 그쳤다.

물론 이 과정에서 김진재, 김무성의원같은 의원들은 "대의원 자율권보장은 무책임한 행동"이라며원색적인 비난도 서슴지 않았다.

그러나 이번 행사기간동안 망국적인 지역감정의 폐해도 다소 엿보여 정가가 우려섞인 반응을 나타내기도 했다.

이회창대표는 충청권, 박찬종고문은 부산권, 김덕룡의원은 전북권, 이한동고문은 경기권에서 다소우호적인 기류가 나타났다. 여당내에서도 지역색채가 드러난 것은 시사하는 바가 적지 않다. 자유경선의 영향으로 보이지만 이전에는 상상도 못할 일이다.

대의원 선출방법에서 이색적인 풍경으로 화제를 뿌린 지역도 있었다.

손학규의원(경기광명을)은 대의원 자격소지자 98명을 놓고 제비뽑기로 대의원을 뽑았고 김문수의원(경기부천소사)은 지구당 대의원 3백여명이 무기명비밀투표를 통해 선출했다. 김덕룡의원(서울서초을)은 35명중 40%%인 14명을 여성대의원으로 뽑았다.

향후 대선주자 지지선택과 관련, 김충근위원장(서울광진을)은 평점제도입을 시사했고 강원도의 3총사인 최욱철, 유종수, 이용삼의원 3인은 공동대응키로 해 눈길을 모았다.

〈李憲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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