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영화학교 축구팀

입력 1997-06-12 15:37:00

"수화사인 보내며 '볼 드리블'"

볼 수는 있지만 들을 수 없는 청각장애인들의 배움터, 대구시 남구 대명동 영화학교. 여기에는 축구를 유난히 좋아하는 15명의 중·고등부 학생들이 있다. 이들은 오는 18일 창원에서 열리는 교육부장관기 청각장애인 축구대회에 대구 대표로 출전할만큼 수준급이다.

그러나 축구팀은 요즘 시름에 빠져 있다. 대구시 교육청이 훈련비, 참가비로 고작 30만원을 지원,축구화조차 갖출 수 없기 때문이다. 서울과 강원도 대표는 교육청으로부터 7백만~1천만원까지 지원받았다.

이 대회는 2년에 한번 열리는 것이라 전국에서 20여개 팀이나 참가하고 선수단마다 지역의 명예를 걸고 승부를 벌일 참. 영화축구팀도 유니폼에 축구화라도 갖추려면 최소 4백만원이 필요하다.그러나 교육청은 추가지원요청에 끝내 '노'라는 사인을 보냈다. 1백만원이라도 지원해 달라고 하자 콧방귀를 뀌었다. 대구대학을 갖고 있는 학교재단측도 마찬가지.

아이들의 부푼 꿈을 마다할 수 없었던 선생님들이 나서서 외상으로 간식을 사들이고 박봉을 쪼개축구팀을 이끌고 있다. 하지만 같은 색 체육복을 맞춰 입는 것에는 엄두를 못낼 형편이다. 딱한사정을 알게 된 대구환경운동연합 집행위원들이 1백만원을 마련해줬다.

"인성 교육차원에서 청각장애인 축구는 특히 의미가 있습니다. 아이들이 가슴에 맺힌 한을 공으로 풀 정도지요. 지원에 관계없이 8강 목표로 힘을 다하겠습니다"

축구팀 코치 방창기교사(35)는 아이들의 꿈을 지키기 위해 열심히 수화 사인을 보내고 있다. 영화학교 628-6671.

〈全桂完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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