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 시간대...볼만한 프로그램 없다

입력 1997-06-07 14:00:00

TV '청소년 시간대'에 정작 청소년들이 볼만한 프로그램은 없고 청소년들은 심야 성인프로를 가장 많이 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방송사들은 보통 오후 5시에서 7시를 '어린이', 7시에서 8시 사이를 '청소년'시간대로 설정하고밤 10시 이후는 '성인'시간대로 잡고 있다. 그러나 4개 채널의 월~금요일 방송시간 1천2백분에 나가는 프로그램을 분류해보면 보도가 13.7%, 다큐멘터리가 5%, 스포츠가 13%이고 나머지는 전부'오락'프로그램. '가요톱10', '연예가중계', '코미디전망대', '스타가 당신을 찾아간다'등을 청소년을 위한 상품으로 내놓고 있는 것이다. 청소년이 즐겨보는 프로그램 상위 20위 안에 드는 프로그램도 모두 드라마, 쇼 등 오락프로그램.

시청률조사 전문기관인 미디어리서치코리아 따르면 10~19세 청소년들이 TV를 가장 많이 보는 시간은 밤 10시이후인 것으로 조사됐다. 결국 방송사 스스로 정한 '청소년시간대'의 편성에는 청소년들에게 권장할 만한 프로가 없고, 정작 청소년들이 많이 보는 밤에는 '성인시간대'란 이유로 선정성과 폭력성이 높은 프로를 내보내 청소년들을 유혹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송성희 방송개발원 선임연구원은 "청소년들이 올바른 가치관과 세계관을 정립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프로그램과 청소년을 소비자로 겨냥해 만든 프로그램을 구별할 필요가 있다"며 "각 방송사들이 간판으로 내건 청소년 드라마를 제외하고는 청소년이 정체성을 갖는데 도움이 될만한 프로그램이 없다"고 지적했다.

최신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