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옐친 이장여부 국민투표 제의"
[모스크바·김기현특파원] 소련붕괴후 러시아 사회의 치열한 쟁점이 되어왔던 '레닌 묘 논쟁'이마침내 국민투표에 부쳐질 전망이다.
보리스 옐친 러시아 대통령은 6일 붉은 광장에 있는 사회주의 혁명의 아버지 블라디미르 레닌의묘를 이장할 것인지를 묻는 국민투표를 올 가을에 실시하자고 제의했다.
1924년 사망한 레닌은 모스크바 중심에 있는 크렘린 성벽 아래의 붉은 광장에 화강암으로 만든묘에 안치되었다. 신격화된 그의 시신은 흙에 묻힌 것이 아니라 방부처리되어 유리관에 보존되어방문객들이 볼 수 있도록 전시되었다. 레닌묘는 소련 시절에는 전 인민들이 한번씩은 꼭 순례해야 하는 곳이었다.
그런데 소연방과 사회주의가 역사속으로 사라지자 "왜 레닌 묘가 러시아의 심장부인 붉은 광장에있어야 하는가"라는 의문이 제기되었다. 이러한 의견을 따라 옐친 대통령은 지난93년 전격적으로레닌묘 경비병들의 교대 의식을 폐지했다.
또 개혁이 가속화되면서 민주세력들은 더 나가서 레닌묘를 폐쇄하고 그의 시신을 다른 곳으로 옮겨야 한다고 주장했다.
개혁파들을 두둔하는 옐친 대통령이 이러한 주장에 동조하는 기미를 보이자 의회를 장악하고 있는 공산당의 반발도 거세어지기 시작해 러시아 사회는 때아닌 '레닌묘 논쟁'에 휘말렸다."새 술은 새 부대에 담아야 하듯이 사회주의를 포기한 마당에 러시아의 상징인 붉은 광장에 레닌묘가 있는 것은 시대착오"라는 주장이나 "시류에 편승해 역사를 훼손해서는 안된다"는 주장은 서로 나름대로의 설득력이 있어 논쟁은 쉽사리 해결되지 못하고 몇년간 계속되어 왔다.이러한 상황을 보다못한 옐친 대통령이 직접 나서 "이 문제로 인해 국론이 분열되는 등 문제가많아 국민투표 실시가 불가피하다"고 밝히기에 이르러 레닌묘의 운명은 이제 러시아 국민들의 손에 결정되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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