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주교에서는 훌륭한 사람이름앞에 '성(聖·Saint)'이라는 칭호를 붙여 부른다. 이를 본받아 서양에서는 성직자가 아니라도 훌륭한 일을 하면 '성'이라는 칭호를 붙여주는데 인색하지 않는다.그렇다면 우리 나라에는 '성'이라는 칭호를 붙일 만한 사람이 없을까?
중세 유럽의 성 텔레지아나는 나병환자의 발에 입을 맞추며 위로하였다하여 성자로 추앙받고 있다. 우리나라에도 이에 못지않는 성자가 있다.
조선시대 경상도 영주(榮州)땅에 김대현(金大賢)이라는 선비가 있었다. 그는 미친병에 걸린 외삼촌을 30여년 간이나 지성으로 보살폈다. 그의 외삼촌은 옷을 벗은 채 농작물을 마구 짓밟고 다녔기때문에 사람들이 모두 진저리를 쳤다. 친척들도 그를 피해 모두 미사를 하였다. 그러나 김대현만은 병든 사람을 버리고 갈 수 없다하여 이사하지 않고, 외삼촌이 저지른 일을 따라다니며 수습해주었다. 또 외삼촌이 발작을 일으키면 함께 옷을 벗어젖히고 같이 미친 척 하였다. 그러면 그외삼촌은 자신보다 더 이상한 모습으로 난동을 부리는 김대현을 보고는 발작 증세를 멈추곤 했다고 한다.
임진왜란이 끝나자 염병이 돌아 많은 사람들이 고생하였다. 염병에 걸린 사람들은 따로 염병막에수용되었다. 그런데 나라에서 곡식이 나와도 아무도 염병막에 전해주려는 사람이 없었다. 그래서염병보다 굶어죽는 사람이 더 많다고 할 정도였다. 이때 자원한 사람도 김대현이었다. 그는 염병막으로 양식을 가져다 주고, 함께 음식을 먹으며 위로하였다.
우리는 김대현을 성자로 부르는 데 주저해서는 아니 될 것이다. 진정한 성자가 몹시도 아쉬운 이시대 이 땅이기 때문이다.
〈아동문학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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