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1-대선시기의 서해안 침범

입력 1997-06-06 00:00:00

현충일을 하루 앞둔 시점에 북한경비정과 어선이 서해안에서 북방한계선을 침범, 이를 막기위해출동한 우리해군에 발포함으로써 상호위협사격을 교환했다는 소식이 국민들을 긴장시키고 있다.비록 대치상황이 50분만에 끝났고 그것이 북한어선을 보호하려다 일어난 북한측의 우발적 침범행위란 추정이 사실이라 할지라도 우리로서는 예사롭게 보아넘길 일이 아니다. 다행히 서해안 경비를 맡고있는 우리해군이 신속하고 빈틈없는 대응으로 저들이 물러났고 더이상의 도발행위가 어렵다는 판단을 내리도록 경계태세를 보여준 것은 마음든든하게 생각지 않을수 없다.그러나 우리의 국내정세는 대통령임기말의 권력누수현상과 함께 대선(大選)분위기, 한보·현철비리사건, 경제침체, 한총련폭력시위 등으로 매우 어수선하다. 이런 시기일수록 우리는 외환(外患)의가능성이 높다고 보아야하고 특히 국방·안보에는 어떤 허점과 실수도 없어야 하는 것이다. 더욱이 북한은 국토분단상황이 계속되는한 한시도 방심할 수 없는 상대인데다 최근에는 그들체제의고립과 식량난등의 돌파구로 전쟁위협이 높다는 관측도 만만찮다. 이같은 분석을 뒷받침하듯 북한고위직에서 귀순해온 황장엽씨는 북의 전쟁도발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말하고 있다. 또 일부 외지보도는 미(美)CIA가 황씨의 진술에 따라 북한이 이미 핵무기를 보유하고 있으며 지하핵실험도계획한바 있다는 비밀보고서를 작성했다고 전하고 이밖에도 고강도 화학무기와 치명적 생화학무기도 보유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들의 전쟁준비가 어느 수준으로 진행돼 왔는지를 짐작케 한다.이러한 전쟁준비가 일부 불거져 나온 것이 지난해의 동해안 무장잠수함 침투사건이라 할수 있다.그러나 이들은 최근 심각해진 식량기근과 경제난 해결을 위한 유화몸짓으로 남북적회담 재개와 4자회담 준비모임등에 응하고는 있다. 그럼에도 황장엽씨 망명에 이은 북한주민 2가족의 서해안귀순등으로 그들체제의 해체와 대거 탈북(脫北)에 대한 위기감으로 그들주민들의 관심을 돌리기위한 대남(對南) 도발가능성도 동시에 고조되고 있는 이중성을 가지고 있다. 이때문에 우리는 평화정착을 위한 교류와 대화를 추진하는 한편에선 언제나 도발에 대한 대비에도 만전을 기해야 하는 것이다.

특히 이번 서해안침범이 우발적이 아닌 가족귀순에 따른 의도적 과민반응이란 분석도 있고보면앞으로 전면전이 아닌 국지전으로 그때그때의 제한된 목적을 노린 도발도 충분히 예상된다. 정부와 국방당국의 대북(對北) 경계가 더 강화돼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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