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축방침...요구액서 15조 깎아야"
정부 각 부처의 내년도 예산요구가 골격을 드러내면서 과거 어느때보다 험난할 것으로 예상되는예산편성 작업이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정부가 지난 3월 내년도 예산안 편성지침에서 확정한 예산 증가율은 9%% 수준. 올해 예산(71조4천6억원)보다 6조5천억가량 늘어난 78조원 규모다.
이같은 예산증가액은 금년의 8조4천3백40억원보다 2조원가량 줄어든 것이다.
그러나 각 부처의 일반회계와 재정융자특별회계를 합친 98년도 예산 요구액은 금년에 비해 22조2천2백10억원(31.1%%)이 늘어난 93조6천2백16억원에 달한다.
단순 계산대로라면 15조6천억원 가량을 깎아야 한다는 얘기다.
재정경제원 예산실의 고민은 바로 여기에서 비롯된다.
이미 정해진 내년도 나라 살림살이 규모에 맞춰 각 부처의 예산요구를 삭감하면 문제는 간단하지만 이 작업이 보통 어려운 일이 아니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내년도 예산규모를 늘려잡을 수도 없는 형편이다. 정부가 내년도 예산을 지난 84년 예산동결 이후 14년만에 처음으로 한자리수로 긴축편성하기로 한 것은 경기침체에 따라 세입전망이불투명한데 따른 것이다.
올 1·4분기중 국세징수 실적이 작년 같은 기간에 비해 3.9%% 증가한 17조5백2억원에 그쳐 지난91년이후 6년만에 세수 증가율이 가장 낮았다는 사실이 이를 반증해주고 있다.경기침체의 골이 깊어 올해는 물론 내년에도 연간 세수증가율이 이같은 추세에서 벗어나지 못할것이라는게 재경원의 설명이다.
정부는 이같은 사정을 감안하고 경상수지 적자 개선과 물가안정속에 경제의 체질강화 및 산업의구조조정을 위해서는 긴축이 불가피하다는 판단에 따라 금년 예산을 2조원 감축하고 내년에도 균형예산을 유지하기로 가닥을 잡았다.
이에 따라 정부는 공무원 총정원의 동결기조를 유지하고 경상행정경비를 최대한 절감하는 동시에사회간접자본(SOC) 사업은 투자효과에 따라 엄선하며 농어촌구조개선사업과 교육투자사업도 투자우선순위와 시기를 일부 조정한다는 원칙을 세웠다.
이같은 재정긴축 방침은 앞으로 진행될 예산편성 작업과정에서 상당한 진통이 예고되는 대목이다.
특히 내년이 마지막 해가 되는 42조원 농어촌 구조개선사업과 62조원 교육투자약속을 정확히 지켜야 할지 여부가 최대의 난제다.
지난 92년 착수된 농어촌 구조개선사업(국고분은 35조4천억원)은 올해까지 27조6천억원을 투자,내년에 추가 투자할 금액은 7조8천억원으로 금년 예산(6조7천억)에비해 1조1천억원을 순증시켜야하는 규모다.
또 교육재정을 국민총생산(GNP) 대비 5%%까지 높인다는 방침아래 지난 96,97 2년간 38조3천억원이 소요된 교육투자는 내년에는 24조원이 추가로 투입돼야 한다. 올해(20조7천억원)보다는 3조3천억원을 더 늘려야 한다.
따라서 농어촌 구조개선사업과 교육투자의 내년도 추가 투자분만해도 내년도 예산 증가액 6조5천억원의 67.7%%를 차지하는 4조4천억원에 달한다.
다른 예산을 대부분 올해 수준으로 동결하거나 삭감하면 문제는 해결되나 인건비 등 고정적인 경상경비 부문에서의 절약은 한계가 있다.
또 방위비 및 복지분야의 지출은 긴축이 쉽지가 않으며 벤처기업, 환경, 정보화부문에 대한 새로운 투자소요도 산적해 있다.
특히 SOC투자의 경우 투자 효과에 따른 우선순위를 조정하더라도 국가 경쟁력강화를 위한 기반시설 확충에 필요한 기본적인 수요만해도 두자리 수의 투자 증가율이 불가피한 실정이다.이에 따라 재경원이 농어촌 구조개선사업과 교육투자에 대해 당초 약속한 재정지출을 상당수준삭감하는 고육지책을 선택할 수 밖에 없으리라는 것은 쉽게 예상이된다.
강경식 부총리는 이미 지난 3월 " 농어촌구조개선 사업과 교육투자를 계획대로추진못하는 경우가생기더라도 이를 감내해야 한다"고 예고한 바 있다.
그러나 이 경우 관련 부처는 물론 농민과 교육계 등 이해관계자의 거센 반발이불보듯 뻔하다.더군다나 오는 12월 대통령선거를 눈앞에 두고 있는 상황에서 여·야 가릴 것 없이 단 한표가 아쉬운 정치권이 이에 쉽게 동의할 리가 없어 자칫 적자재정이 초래될 가능성마저도 배제할 수 없는 형편이다.
정부가 한정된 재원을 얼마나 효율적으로 배분, 균형예산 기조를 유지해 나갈수 있을지 주목된다.
댓글 많은 뉴스
"재산 70억 주진우가 2억 김민석 심판?…자신 있나" 與박선원 반박
이 대통령 지지율 58.6%…부정 평가 34.2%
김민석 "벌거벗겨진 것 같다는 아내, 눈에 실핏줄 터졌다"
트럼프 조기 귀국에 한미 정상회담 불발…"美측서 양해"
김기현 "'문재인의 남자' 탁현민, 국회직 임명 철회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