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실성의 종말' '금지된 지식Ⅱ' 번역 출간

입력 1997-06-04 00:00:00

"인간이 '우주의 법칙' 이해할 수 있나" 인간은 우주의 모든 법칙을 이해할 수 있는 위치에 설 수 있는가. 또 이러한 과정에서 인간의 과학과 지식은 어떤 통제와 절제가 필요한가를 주제로 한 책이 나왔다.

전세계 지식인 사회에 큰 반향을 불러일으키고 있는 '확실성의 종말'(사이언스 북스)은 세계적인카오스 이론가이자 노벨화학상 수상자인 일리야 프리고진의 저서를 번역한 책.이 책은 시간, 카오스, 그리고 자연법칙이라는 부제가 말해주듯 고대부터 지식인들의 관심을 끌었던 시간문제를 다루고 있다. 시간은 환상이라는 아인슈타인의 주장에 맞서 시간의 화살이 자연의 기본법칙에서부터 나타나는 고유한 성질임을 밝히고 있다.

현대과학이 곧 완성될 것이라는 스티븐 호킹의 주장과는 달리 저자는 새로운 과학이 시작되는 순간에 있을 뿐이라며 더이상 이상화되고 단순화된 상황에만 제한적으로 적용되는 것이 아니라 실제 세상의 복잡성을 그대로 포용할 수 있는 과학이 태어나고 있다고 말한다.

프리고진은 현대과학의 바탕이 되어왔던 뉴턴의 고전역학이나 양자론 또는 상대성이론이 실제 자연조건과는 일치하지 않으며 실험성의 제한된 상황에서만 적용되는 불완전한 이론이라고 주장한다. 그는 자연을 이해하는 새로운 방법인 이른바 '복잡성의 과학'을 정립하고 이 과정에서 부분적으로 논의되어 온 카오스이론을 통합, 과거의 결정론적이고 기계적인 세계관에서 벗어나 확률론적 입장에서 자연법칙을 이해해야 한다는 새 패러다임을 제시했다.

저자는 시간의 문제 즉 결정론의 문제가 합리적인 사상의 여명기였던 소크라테스시대부터 현재에이르기까지 서양사상의 핵심이었음을 환기시키면서도 이제 과학은 전환기를 맞고 있으며 더이상과학이 확실성을 의미할 필요도 없는 새로운 합리주의가 출현하고 있다고 주장한다.'금지된 지식 '(금호문화)은 미국의 문학비평가 로저 샤툭이 과학과 포르노그라피를 통해 금지된지식의 문제를 탐구한다. 여기서 금지된 지식은 종교적이거나 사회적인 외부적 금지만을 말하는것은 아니며 인간 스스로가 한 번 더 자제하고 뒤돌아보는 스스로의 금지 또는 자기억제의 의미가 더 강하다.

스스로의 금지를 촉구하기 위해 원자폭탄 제조와 재조합 DNA, 인간게놈 프로젝트 등 호기심과상업성에 이끌려 쉼없이 내달려 온 인간의 역사가 어떤 비극을 연출했는지 살핀다.저자는 과학연구를 제약하는 요소로 효과성에 대한 실제적 고려, 신중성의 고려, 법률적 고려, 도덕적 고려, 인간게놈계획 같은 복합적 고려가 적용될 수 있다고 주장한다.

〈李春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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