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검진 '이상무=건강보증' 과신은 "위험"

입력 1997-06-03 15:08:00

"내 간에 아무 문제가 없다니 오늘 한잔 하지"

평소 건강에 자신이 없던 중년 직장인이 종합건강검진에서 '이상없음' 판정을 받고 기분좋게 술자리로 향하는 일을 주위에서 흔히 볼 수 있다.

하지만 이것은 일반인들이 쉽게 빠지기 쉬운 '종합건강검진'의 함정이라고 의사들은 입을 모은다.종합검진이 모든 질병을 조기에, 빠짐없이 발견한다고 믿는 것은 위험하며 '이상없음'판정을 건강보증수표로 착각해서는 안된다는 것이다.

실제로 정상판정을 받고 얼마후 암으로 사망하거나 심장마비로 돌연사 했다는 이야기를 병원 주변에서 흔히 들을 수 있다.

그렇다면 종합건강검진은 전혀 필요없는 것일까?

정기적인 건강검진이 필요하다는 것은 의료계 전반의 공통적인 인식이다. 자각증상이 없더라도정기검진을 받으면 자신의 건강상태를 점검하는데 큰 도움이 되기때문이다. 특히 위암, 자궁암,유방암 등 조기발견이 완치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질병의 경우에는 중요성이 더해진다.단지 현재 실시중인 종합건강검진이 지나치게 획일적이라는 것이 문제점으로 지적되고 있다. 나이나 가족력(가족중 특정 질병을 앓은 사람이 있는지 여부), 개인적 특성은 무시된채 획일적인 검진을 받기 때문이다.

같은 검사라도 종합건강검진에 포함된 것을 받을 경우 의료보험이 적용되지 않아 비용부담이 만만찮다는 것도 종합검진의 필요성을 회의적으로 보는 시각에 한몫한다.

또 3시간 정도면 끝나는 검진방식은 심장발작 등 돌연사의 원인을 잡아내기 어렵다는 근본적인문제점도 가지고 있다.

병이 있는데 없다거나, 정상인데도 질병이 있다는 결과가 나와 피검진자를 불안하게 만드는 경우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때문에 의사들은 건강상태 등을 잘 파악하고 있는 주치의의 조언을 얻어 자신에게 문제가 될 수있는 질병을 집중 검진하는 것이 이상적이라고 충고하고 있다.

검진에 신경을 쏟을 정신적·시간적 여유가 없다면 종합건강검진을 받되 결과를 과신하기보다 참고로 하고 규칙적인 운동 등을 통해 스스로 건강을 관리하는 자세가 필요하다.〈金嘉瑩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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