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미공단 '구직난'시대로

입력 1997-06-03 00:00:00

만성적인 구인난에 허덕이던 구미공단이 장기불황 여파로 거꾸로 구직난사태를 맞고있다.이같은 역전현상은 올들어 구미공단내 대기업들이 생산라인을 대폭 줄이고 생산현장근로자들의신규채용을 중단하자 그 여파가 중소업체및 협력업체로까지 연쇄적으로 파급, 인력감축을 서둘러인력수요가 격감하고 있기 때문이다.

또 인력수요가 격감하자 3D업종의 생산현장에까지 고학력자들이 대거 몰려드는등 '현장근로자3D업종 파괴현상'까지 나타나고 있다.

구미상공회의소가 최근 상의강당에서 마련한 인력수급지원 산·학 간담회에는 경북도내 74개학교의 취업담당교사들이 대거 참석, 큰관심을 나타낸 반면 중소업체에서는 2~3년전의 절반수준인 40여개업체 인사담당자들만 참석해 격세지감을 느끼게 했다.

게다가 참석업체들조차 대부분 신규사원채용에 소극적인 입장을 나타내 취업담당교사들이 업체에학생들의 실습및 취업을 오히려 애원하고 나서는 등 예전에 볼수없던 진풍경이 빚어졌다.영천공고 서복기교사(42)는 "예년의 경우 많은 기업체가 참석해 학생들을 경쟁적으로 서로 많이보내 달라고 요청했으나 올해는 정반대의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며 학교마다 취업을 위한 대책마련에 부심하고 있다고 했다.

한편 한국산업공단 중부지역본부가 최근 구미공단 근로자 고용현황을 조사한 결과 3백59개 가동업체 7만4천8백59명의 근로자중 4년제 대졸이상이 9천1백25명, 전문대졸 4천1백14명등 고졸이상이 82.7%%를 차지하고 있는것으로 나타나 구직난 시대를 맞아 저학력 근로자의 취업이 그만큼어려워 진것으로 조사됐다.

대기업 인사담당관계자들은 "경쟁력 강화를 위한 감량경영과 불황이 맞물려 인력수급체계가 급변하고 있다"고 밝히고 이같은 현상은 거품경제가 사라질때까지 계속될것으로 전망했다.〈구미·李弘燮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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