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라크 조기총선 도박 실패

입력 1997-06-02 15:04:00

프랑스 2차투표에서 집권 우파가 참패하고 사회당 뿐만 아니라 전반적으로 좌파의 약진이 두드러진 이번 총선결과는 정당한 명분 없이 조기총선을 강행한 시라크대통령 도박의 최대 실패로 평가되고 있다.

시라크 대통령은 집권 2년만에 가장 큰 정치적 위기를 맞으면서 사회당의 미테랑전대통령 당시지난 86년 그가 좌우동거내각의 총리를 한 입장이 뒤바뀌어 이번에는 조스팽사회당수에게 총리를넘기게 됐다.

사회당등 좌파의 승리는 좌파 정책의 적극적 지지라기 보다는 우파 집권에 대한 국민들의 염증이한몫 한 것으로 분석된다.

사실 알렝 쥐페 총리 정부는 출범이후 지금까지 고용감축문제로 인한 국민들의 끊임 없는 저항을받아왔다.

대표적 예가 국영기업의 민영화이다.

우파정부는 민영화로 인해 고용은 줄어들더라도 경쟁력이 높아져 장기적으로 프랑스경제에 긍정적인 요소로 작용한다고 주장하고 당장의 불편을 참아줄 것을 호소했다.

시라크는 공약사항으로 내세운 정책조차도 국민들의 반발에 주춤거리다 표류하기 일쑤였다는 지적을 받아 무엇하나 확실하게 한 것이 없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특히 우파정부가 세금등에서 주로 부자들을 위한 정책을 편 결과 저소득층및 하류층은 더욱 살기가 어려워졌으며 기존 혜택의 권리를 빼앗는 사회보장제도 개혁문제도 국민들의 심한 반발을 샀다.

이번 총선 참패에 대해 우파내에서도 RPR(공화국연합)과 UDF(민주동맹) 자체에서 벌써부터 뼈아픈 질책이 나오고 있다.

발라뒤르 전총리의 대변인이었던 니콜라 사르코지는 "우파는 커다란 개혁 책무를 제대로 수행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사회당 역시 집권한다고 해서 이같은 프랑스의 어려운 경제문제에서 자유로운 것은 아니다.당장 우파가 제대로 손대지 못했던 실업률및 민영화 문제등 경제현안을 어떤식으로든 마무리 지어야 하나 뾰족한 묘안이 나올 수 없다는 것이 고민이다.

사회당의 정책 자체가 영국의 노동당보다는 약하지만 좌파적 색채 자체에서 많이 완파됐다는 지적이고 보면 사회당의 입지는 되레 더욱 좁다고 볼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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