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노트-허공에 뜬 안동국가공단

입력 1997-06-02 14:51:00

'앉아서 굶어 죽으란 말이지' '대통령이라고 지키지도 못할 약속을 몇번이고 재탕.삼탕 해가며 국민들을 속이고 우롱해도 된다는 말인가'

정부의 국가산업단지 지정 원칙적 중단 방침이 발표된 이후 이구동성으로 터져나와 숙질줄 모르는 안동시민들의 불만의 목소리다.

안동시민들에게 있어 풍산국가공단 조성에 대한 염원은 위천공단을 생각하는 대구시민들과 조금도 다를게 없다.

풍산국가공단 조성은 노.김대통령은 물론 도지사와 안동시장까지도 반드시 시행하겠다고 선거공약을 했었다.

그만큼 절실한 지역현안이고 너무도 쟁쟁한 윗분들이 확언한 약속이라 시민들은믿어 의심치 않았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면서'환경.예산문제가 따르는 만큼 신중히 시행하자'에서 '시간을 두고 완벽히' 로 바뀌더니 이제는 '안동시가 알아서 하라'는 식으로 종을 친 꼴이 되고말았다.지방경제 활성화를 위해 지방산업단지조성을 유도하고 적극적인 지원을 하겠다는 정부의 발표는분가를 조건으로 놀부가 흥부에게 재산이며 논밭을 입발림으로 주겠다고 말한 것과 뭐가 다른가?정부의 계획은 번듯해 보이지만 무엇을 어떻게 지원한다는 구체적인 내용도 없고 전례로 미뤄 그것조차 지켜질까 의문이다.

"가뜩이나 어려운 살림에 안동시가 무슨 수로 수백억원의 돈을 마련해 기반시설을 하겠느냐"고낙담하는 시청직원들. 의지와 더러는 고집으로 시정 현안문제를 거침없이 밀어붙여 해결하는 정동호(鄭東鎬)안동시장도 이 대목에선 무척 힘들어 보인다.

대통령의 약속을 믿어 더욱 자신있게 덧 공약을 했을 것이라고 볼때 분명 정시장은 막차를 탄 셈이다.

〈안동.鄭敬久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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