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하르트 인니대통령 어떤 인물인가

입력 1997-05-31 14:54:00

"국민 배고픔 해결 31년째 집권"

29일 인도네시아 총선에서 집권 골카르당의 압승으로 31년째 장기집권에 성공한 수하르토 대통령(75)은 우리의 박정희 전대통령과 같이 국민의 '배고픔'을 해결한 지도자로 추앙받고 있는 인물.그러나 일부 지식인들의 민주화 요구에 대해선 '국가전복죄' 등을 적용, 가차없이 처단을 내리는독재자로 통한다.

묘하게도 3백명이 넘는 사망자를 낸 이번 선거폭력사태속에서도 정부와 집권당을 비판하는 목소리는 높았으나 수하르토 대통령의 이름은 '신성하게' 남아있었다.

이는 많은 국민들이 경제발전에 기여한 그의 업적을 높이 평가하기 때문. 이들은 "예전에는 고구마를 먹고 지내야했지만 이제는 쌀을 먹게 됐다" "이제 대다수 마을에 전기가 들어오고 도로가닦이고 건강과 교육의 혜택도 입게 됐다"며 집권당을 선택할수 밖에 없음을 토로한다.반면 민주적 교육을 받은 젊은이들과 지식인들은 "골카르당이 분명히 경제발전에는 기여했지만,힘없는 자에게 돌아가는 혜택이 너무나 적다"며 사회 불평등을 비판하고 있다.정·재계를 장악하고 있는 골카르당이 군부와 공무원을 동원한 관권선거로 승리할 것은 당연시돼왔으나, 특히 냉소주의와 폭력이 난무한 이번 선거는 앞으로 수하르토 대통령의 '신성 불가침성'(?)에 대한 강력한 도전이 될 것으로 보인다.

군부의 한 고위 관계자도 "지금까지 폭력사태는 통제가 가능했으나 총선 이후가 더 걱정"이라며내년 3월 대통령 및 부통령 선거를 앞두고 정치적 불안이 고조될 것으로 우려했다.현재로선 수하르토 대통령이 내년 대선에서 7번째 재선에 성공, 5년 임기가 끝나기전에 부통령(수하르토의 장녀 투투가 유력)에게 권력을 이양할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그러나 이번 선거에서 피선거권을 박탈당한 강력한 야당지도자 메가와티 수카르노푸트리(수카르노 초대 대통령의 딸)와 야당세력들의 정치 공세가 만만치 않을 것으로 보여 정국 불안은 쉽게가시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金英修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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