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회동 뒷얘기

입력 1997-05-30 15:27:00

김영삼대통령과 신한국당 대선예비주자 9인의 29일 청와대 오찬회동에서는 대표직 사퇴문제를 둘러싼 이회창대표와 이한동 박찬종고문간입씨름으로 한때 험악한 분위기가 연출된 것으로 알려졌다.

김대통령이 지켜보는 앞에서 두 고문은 공정한 경선 보장을 거론하며 이대표의 사퇴문제를 집요하게 물고 늘어졌으며 이에 이대표도 "떠밀려 물러날 수는 없는 일이 아니냐"고 완강히 버텨 팽팽한 긴장감이 감돌았다는 후문.

또 최병렬 김덕룡의원과 이인제경기지사 등 나머지 주자들이 두 고문의 주장에 동조, 이대표가다소 난처한 입장에 처하자 김윤환고문이 이대표를 측면 지원했다는게 한 참석자의 전언.그러나 김영삼대통령은 일체 가타부타 얘기를 하지 않아 한동안 침묵이 흘렀고, 오찬분위기는 더욱 냉랭해졌다는 것.

한 참석자는 회동이 끝난뒤 기자들과 만나 "예비주자들이 30여분간이나 서로 옥신각신해 대통령이 피곤해하고 매우 언짢아 하는 것 같았다"고 당시 분위기를 소개했다.

이처럼 '용'들간의 격한 '입씨름'으로 분위기가 격화되자 이수성고문이 "우리끼리 다시 얘기하는기회를 갖자"고 중재안을 제시해 분위기가 다소 진정되기 시작했다고 한다.

이홍구고문도 "대표가 적절한 시기에 이 문제를 논의할 회의를 소집하는게 좋겠다"고 했고, 이대표도 다소 머쓱한 표정으로 "그렇게 하겠다"고 말해 해빙분위기가 조성됐다는 후문.이어 이대표는 "대표직 사퇴문제는 나에게 맡겨달라"고 말했고, 격해있던 박찬종 이한동고문도 고개를 끄덕여 더이상의 논란은 없었다는 것.

그러나 이날 이대표와 이한동 박찬종고문간의 '힘겨루기'가 도를 지나쳐 조만간 다시 회의를 열더라도 "아주 시끄러울 것이 뻔하다"는게 참석자들의 공통된 의견이었다.

한편 김윤환고문은 이자리에서 "나는 경선에 출마하지 않겠다"는 뜻을 공개적으로 밝혔으며 "조만간 이러한 나의 입장을 밝히겠다"는 뜻도 아울러 피력했다는게 한 참석자의 전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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