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춘추-어머니의 자리

입력 1997-05-27 14:10:00

거의 하루도 빠짐없이 TV, 신문, 라디오에서 보도되는 청소년들의 가출, 폭력, 범죄, 약물중독, 어른들의 살인, 강간, 유괴, 가정폭력등등을 듣노라면 소름이 끼친다. "어쩌다 이런 세상이 되었을까요? 정말 세상종말이 다가오고 있지않습니까?"버스안에서 뉴스를 듣던 어떤 사람이 큰 소리로 말했다. 매일 이런 뉴스만을 골라 보도하기 때문에 위험수위를 넘어선 것처럼 느껴지는 것일까? 그런데 구라파에서는 뉴스로 취급되지 않을만큼 이런 일들이 보편화되었거나 우리나라처럼 심각한지경은 아니기 때문에 드물게 보도되는 것일까?

굳이 필자가 여기서 가정의 필요성을 재강조해야 할만큼 그 중대성을 모르거나 부정하는 이는 없다. 그렇다면 왜 우리네 가정들이 오늘날 이토록 심각한 위기를 맞고 있는것일까? 자기를 낳은부모나 자기가 낳은 자식들을 어렵잖게 버리는 이 세상인심이거늘 누가 누구를 믿고 살수 있단말인가!

연간 10만명이 넘는 10대들이 가출하고 있는데 그들의 35%%가 '가정에 애정이 없다'는 이유로가정을 뛰쳐나온다고 한다. 사람은 누구나 가정을 가지고 가족의 사랑과 존경받을 권리가 있다.그러나 특히 가정안에서 부모의 사랑과 보호를 받아야 할 청소년들이 쉽게 가출하는 것은 가정이가정의 구실을 다하지 못하고 있음을 시사하고 있다.

오늘날 가정의 해체와 와해의 요인중 그 하나는 가정의 심장부인 어머니가 그 자리를 지키지 않는데 있다고 본다. 어머니가 가정을 지키지 않고 쉽사리 어린 자녀를 남에게 맡겨서 키우며 자녀들의 애정을 돈으로 대신하고 어렵지 않게 이혼, 재혼함으로써 자녀들은 고아가 되고 노인들은더이상 머물곳이 없다. 가정을 지키기위해서는 우선 어머니들이 가정안에서 제자리를 되찾고 사랑이 진정 무엇인지를 삶으로 가르치는 좋은 어머니가 되는데 있지 않을까! 우리는 사랑, 용서,이해가 있는 따뜻한 가정을 소망하고 있다.

〈수녀·대구효성가톨릭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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