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메이니의 회교혁명 18년만에 온건파 대통령을 탄생시킨 이란 대선은 '제2 회교공화국'으로 넘어가는 분수령이라고 할 수 있다.
지난 79년 팔레비왕정을 무너뜨리고 회교 공화국을 세운 호메이니는 89년 사망하면서 혁명 유업은 남겼지만 자신이 누렸던 카리스마는 물려주지 않았다.
바니 사드르에서 라프산자니까지 4대째 대통령들은 이미 타계한 호메이니의 혁명정신과 후광속에서 안주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러나 호메이니의 죽음은 국민들의 의식변화를 가속시켰으며 이를 억제하고 외면해온 역대 정권들은 이번 선거에서 국민들로부터 불신임을 받았다. 때문에 이번선거는 국민의 전반적 생활을 지배해온 이슬람의 역할에 대한 신임투표로 보는게 타당할 것이다.
일반 여론의 '이상 동향'은 이미 수년전부터 감지됐으나 정치권은 이를 무시해왔다.8년에 걸친 이란-이라크 전쟁으로 수십만명이 희생됐지만 결과는 굴욕적인 타협으로 끝났다. 설상가상으로 갖가지 금융 스캔들과 상류계급의 부패가 여론의 지탄을 받았고 경제, 사회정책 방향에 대한 불만도 증폭됐다. 서방의 소비문화와 향락문화가 위성방송 등을 통해 빠르게 유입됐지만문화 소비자의 구미를 고려하지 않는 획일적통제와 단속으로 욕구불만만 가중됐다.마침내 국민들 사이에선 정권교체가 불가능하면 최소한 인물이라도 바꿔보자는 각성이 퍼졌고 사상유례 없는 선거열기와 투표 참가로 자신들의 변화의지를 과시했다.
이제 모하메드 하타미 당선자는 포스트 호메이니시대에 '진정한' 개혁을 선도해야 하는 막중한임무를 안게됐다. ㅤ
앞으로 그가 풀어야할 과제들은 산적해 있고 주변 환경은 순탄치 않다.
대내적으론 정치적 자유와 민주주의 신장, 화해와 온건 단합, 인플레 억제, 실업문제 해결등 이루열거하기 어렵다. 대외적으로는 미국과의 관계를 비롯해 최근 외교 보복전으로 비화된 유럽연합(EU)과의 화해, 주변 아랍국들과의 관계개선등 숱한 난제들이 가로놓여 있다.
서방언론들은 예기치 못했던 그의 당선을 보·혁싸움에서 개혁파가 거둔 승리라며 환영일색이다.(카이로 연합)
댓글 많은 뉴스
[단독] "김정숙 소환 왜 안 했나" 묻자... 경찰의 답은
"악수도 안 하겠다"던 정청래, 국힘 전대에 '축하난' 눈길
李대통령 지지율 2주 만에 8%p 하락…'특별사면' 부정평가 54%
한문희 코레일 사장, 청도 열차사고 책임지고 사의 표명
국회 법사위원장 6선 추미애 선출…"사법개혁 완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