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를 즐겁게 하는 음악의 시대는 가는가? 머리를 똑똑하게 하고, 마음을 안정시키는 '능력'을 가진 소위 '기능성 음반'이 마구잡이로 쏟아지고 있다.
'경고! 태아나 유아에게 지나친 지능 향상을 유발할 수 있습니다'
'아기가 지나치게 똑똑해지는 것'을 염려해주고 있는 이 문구는 다름아닌 모차르트 음반 표지에실린 광고다. 모차르트의 곡들을 수록한 또다른 음반. 타이틀은 'Mozart Effect'. 교향곡 25번 1악장, 클라리넷 오중주 A장조 2악장 등을 수록하고 역시 '모차르트가 IQ & EQ를 높여줍니까?-예스!'라는 광고를 실었다.
일반적인 앨범자켓과는 달리 맨 앞에 내세운 사람은 '참여연구진-캘리포니아 대학 물리학 박사고든 쇼'. 기능성 음악의 주공략대상은 역시 영·유아들이지만 태교음악의 단계를 넘어선 것은이미 옛날일. '수리수리 EQ램프'라는 CD에는 수록곡마다 '상상력을 키우고 탈자기중심화를 위한음악', '세상의 신비스러움과 문제해결력을 기르기 위한 음악'이라는 거창한 부제까지 붙어있다.'음악은 만병통치약'을 앞세우고 마구잡이로 나가다 보니 미시들을 대상으로 '아름다움을 가꾸는음악', '투명한 피부를 위한 음악'이라는 형이상학적 표제의 음반까지 나왔다. 수록곡은 드보르자크와 모차르트의 콘체르토 및 쇼팽의 왈츠. 제작을 맡았던 삼성뮤직 관계자는 "'건강생활을 위한음악요법백과'라는 책을 바탕으로 만들었지만 의학적으로 검증된 바는 없다"고 밝혔다.레코드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이들 음반들이 앞다투어 IQ, EQ발달을 전면에 내세우는 바람에 레퍼토리가 별반 다를 것 없는 일반 클래식 음반 판매량을 30%%이상잠식한 것으로 나타났다. '귀에 걸면 귀고리, 코에 걸면 코걸이'식으로 비슷한 레퍼토리를 가진 음반들이 각기 다른 이름으로포장돼 봇물처럼 터져나오고 있는 현상에 대해 "아무튼 클래식을 많이 듣게 돼 좋은 것 아니냐"는 업계의 변명과 "얄팍한 상혼"이라는 소비자들의 비난이 엇갈리고 있다.
〈申靑植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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