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선경.김민종 블랙코미디서 "찰떡궁합"

입력 1997-05-23 14:16:00

정선경 김민종.

수수하면서도 애틋한 정선경. 좌충우돌 얼뜨기 김민종. 매력적이다. 스크린에 녹아드는 폼이 친근감 자체다. 그래서 어떤 역이든 밉살스럽지가 않다.

영화 '3인조'. 김민종은 아이큐 80의 단순과격한 터프가이 문으로 나와 호연한다. 일취월장. '10대들의 우상으로만 알았던 그가 이런 역할을 제대로 할줄 누가 알았을까'라는 평."문은 곧 나다. 영화촬영기간 내내 완전히 문의 역할에 빠져 있었다"고 한다. 문의 캐릭터가 어떻냐는 질문에 "캐, 릭, 터? 내 앞에선 영어쓰지 마세요"라며 영화의 한장면을 연출한다. 극중 그는지독한 영어혐오자. 그러나 모든 외국어를 영어로 오인하는 단순무식자다. 신승훈의 '보이지 않는사랑'의 독일어가사를 영어로 오인해 일대 쑥대밭을 만든다.

'3인조'는 보스를 배신하고 총을 뺏은 문이 생활고에 찌든 악사 안(이경영)과 카페종업원 마리아(정선경)와 의기투합, 강도행각을 벌이는 블랙코미디성 로드무비.

"'3인조'는 생각없이 웃기는 코미디가 아니다"며 "관객들도 스크린 이면의 진지함을 알았으면 좋겠다"고 한다.

정선경과 호흡이 잘 맞았느냐는 질문에선 호흡이라기 보다 궁합이라고 불러달라며 "특히 카페신에서 정선경씨의 치마를 들추는 장면이 있는데 그 순간 들고 있던 쟁반으로 내 머리를 내리치는데…. 그 절묘한 타이밍이란 거의 일심동체라고나 할까?"라며 너스레.

정선경도 "내 연기는 상대배우에 따라 기복이 있는 편"이라며 "민종씨는 그중에도 최고였다"고거든다.

정선경은 수수한 맛과 신비로움을 동시에 가진 연기자. '너에게 나를 보낸다'의 질펀함과 '지상만가'의 애틋함이 전혀 어색하지가 않다. 그리고 연기력도 괄목상대.

'3인조'에서도 미니스커트의 카페종업원에서 정숙한 수녀(변장한 수녀)까지 소화한다. "한때 수녀가 되기를 소망했었다. 이건 진짜다"며 "정말로 내가 하고 싶은 연기를 했다"고 말했다. 앞으로변장하지 않은 진짜 수녀역을 해보고 싶다고.

흥행을 예감하느냐는 질문에 "흥행 안될 이유가 없다"며 "경영선배, 민종씨, 나 이 3인조가 출연했다는 것만으로도 흥행은 기정사실"이라고 잘라 말했다.

씨네아시아 1관. 24일 개봉예정

〈金重基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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