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지하철 2호선 공사업체 꼼꼼한 민원대비

입력 1997-05-22 00:00:00

지하철 공사장마다 민원이 가시질 않아 공사에 지장이 생기자 대구 지하철2호선 공사를 맡은 업체들은 토목공사 착공을 앞두고 공사장 인근 건물의 상태를 사진과 슬라이드 필름으로 낱낱이 찍어둬 혹시 생길지 모를 민원에 대비하고 나섰다.

한달에 대여섯건씩 발생하는 민원중에는 몇년전 균열된 건물을 지하철 공사가 원인이라 우기는등 억지민원도 적지않지만 시공사들이 '증거'를 갖고 있지 않으면 무조건 굴복할 수 밖에 없기때문이다.

특히 한 업체가 설계와 시공을 모두 하는 턴키베이스식 공사구간은 대우 현대건설 삼성물산 등내로라 하는 국내 건설업체가 맡는 만큼 민원대비도 꼼꼼하다.

수성구청-금탑아파트 구간 2.1㎞의 공사를 맡은 대우는 공사장 주변 1백61개 건물의 사진을 무려8천여장이나 찍었다. 건물 하나에 보통 사진이 50여장으로 사소한 하자도 기록됐다.달서구 신당네거리-성서IC, 수성구 금탑아파트-5군수지원사령부 등 2개 구간 공사를 딴 현대건설은 사진을 각각 7천장, 2천장씩 찍었다. 지하로 20~30m를 파기 때문에 대동-대서로 중앙에서 좌우 30m(터널구간)~50m(개착구간) 내에 있는 건물이 공사 영향을 받는다는게 현장 관계자의 설명이다.

길 옆에 고층건물이 별로없는 달성군 다사면 푸른자동차학원-달서구 신당네거리 구간을 맡은 삼성물산은 건물 사진(1천여장)을 찍는데 상대적으로 어려움이 적었다.

건물 조사가 마냥 순조로웠던 것은 아니다. 일부 파출소는 '보안'을 이유로 건물조사를 허락하지않았고 수성구에 건물을 가진 모 시의원도 촬영에 비협조적이어서 시공사들은 큰 곤욕을 치렀다.현대건설 한 관계자는 "공사 발주자인 대구시가 민원에 매우 민감해 시공사는 조기 해결에 힘쏟을 수 밖에 없다"며 "건물 상태 조사는 민원을 빨리 해결하되 과학적으로 보상하기 위한 한 방편"이라고 설명했다.

〈崔在王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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