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춘추-8020 캠페인

입력 1997-05-21 15:26:00

건전하고 행복한 삶을 위하여 건강은 필수적인 요건 가운데 하나다. 모든 국민은 건강할 권리를가지며 국가는 이를 적극적으로 보장해 주어야함이 복지국가로 나아가는 길이다. 우리나라는 사회, 경제적 발전과 더불어 보건지표로 나타나는 보건위생 수준도 지난 20~30년동안 괄목할 만큼성장했다. 그리고 국민들의 건강에 대한 관심도 증가되어 매일 저녁 9시 뉴스에도 건강생활에 관한 상식들이 리포트되고 있다.

직업적인 이유로 매년 이맘때면 대구·경북지역의 초·중등학생들의 치아를 조사하고 있다. 그러나 우리 국민들의 건강에 대한 관심에 비해 아이들의 치아건강은 10년전보다 나아진게 하나도 없다. 물론 이전에는 방치되었던 충치가 예쁘게 치료받은 치아로 단장되었지만 충치의 발생률은 매년 증가 일로에 있다.

미국의 미시간 대학에 잠시 머물던동안 미시간주의 몇개 초등학교 아이들의 구강검사에 참여한적이 있다. 30명이 채 안되는 한 학급 아이들중 24~25명 정도의 백인 아이들은 거의 충치가 하나도 없으나 나머지 아시안, 히스패닉, 흑인계 아이들은 2~3개 정도의 우식치아를 가지고 있었다.놀라워해야 하나, 아니면 부러워해야 할 일인가?

일본에서는 80년대부터 '8020'이란 캠페인이 시작되었다. 나이 80에 건전한 치아 20개를 가지자는운동이다. 지난 1988년 세계장애인 올림픽이 서울에서 열렸을 때 스웨덴 측으로부터 아래·윗니전부 틀니를 장착한 사람도 장애인인데 왜 참가를 못하느냐는 전문이 왔다는 우스개 이야기도 있었다. 우리의 실상은 나이가 들어 노인이 되면 틀니를 가지는게 당연한 것인데 말이다. 우리 선조들도 치아건강은 오복중의 하나라고 했다. 아이들의 충치는 부모들의 조그만 관심으로도 충분히예방될 수 있다.

다가오는 6월에는 구강보건주간이 있다. 반가운 소식중 하나는 포항시의 남구에서 우리나라에서4번째로 수돗물에 불소를 첨가하는 충치예방사업이 시작되고 있다고 한다. 교육투자와 마찬가지로 백년대계를 위한 현명한 사업이다. 건강생활에 투자하는 많은 관심중에서 치아건강에 관해서도 공공부문의 투자와 어른들의 관심을 늘려서 자라나는 아이들이 더이상 치통으로 인하여 고통받지 않도록 해야겠다.

〈경북대교수·치의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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