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의원들의 돌변

입력 1997-05-21 14:49:00

대구시의원들은 자신들을 뽑아준 시민들의 눈과 귀를 두려워하고 있는가.

20일 시의회 본회의장에서는 대구산업전문대(구 신일전문대·이사장 김성현(주)에덴회장)의 부지확장에 관한 '도시계획변경결정안 의견청취의 건'이 상정됐다.

이 안건은 전날 건설위에서 방청객·기자등을 퇴장시킨 가운데 비공개표결로 의결돼 말썽을 빚었던 것이었다. 의원들사이에 '통과시켜서는 안될 사안'이라는 공감대가 형성돼 있어 본회의에서는큰 파란이 일어날 것이라는 예상이 분분했다.

학교시설 확장을 위한 자연녹지의 학교부지변경이 이유가 안된다는 증거가 너무나 많고 분명했기때문이다.

그러나 막상 뚜껑이 열리자 극소수의 의원만이 이를 반대하고 나섰다.

노재헌의원은 질의를 통해 "만촌동 일대 자연녹지 9천8백여평을 학교부지로 허가해주면 자연훼손이 심각해지는 것은 물론, 대구산업전문대가 주장하는 학생정원증가도 1백20명에 불과해 합당한이유가 될수 없다"고 했다.

안경욱의원은 "많은 의혹이 제기되고 있는 사안"이라고 전제한후 "자연녹지를 학교부지로 풀어주면 재단측이 향후 학교를 옮기고 아파트부지로 할 경우 누가 책임질 것이냐"고 물었다.몇차례의 질의, 답변이 오고간 끝에 표결이 시작됐다. 찬성 31명, 반대 2명, 기권 6명이었다. 당초말썽이 날 것이라는 예상과는 달리 어이없는 결과였다.

이를 두고 "영신중고이전등 비슷한 도시계획변경사안이 봇물터지듯 할 것인데 대구시내에 자연녹지가 남아나겠느냐" "학교내 자연녹지가 도시계획일제정비시 주거지역으로 변경되고, 학교이전·아파트건립의 수순을 밟는 사례가 적지 않았다"는 우려가 쏟아졌다.

"의원배지를 떼더라도 안될 사안이라고 강력하게 주장하던 사람들이 불과 한달도 채 되지 않아돌변한 이유가 무엇이냐"는 한 의원의 목소리가 시의회 주변을 떠도는 온갖 루머들을 떠올리며본회의장에 공허한 메아리로 울려 퍼지고 있었다.

〈朴炳宣기자〉

최신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