섹스클리닉

입력 1997-05-20 14:07:00

흡연이 건강에 해롭다는 내용의 경고문이 담뱃갑에 등장한 것은 이미 오래전이다. 처음에는 '건강을 위해 지나친 흡연은 삼갑시다'라고 했다가 요즘에는 보다 구체적인 내용으로 바뀌었다. 그러나 이런 경고에도 불구하고 흡연인구는 줄지 않고 있다.

담배연기속에는 4천종류 이상의 화학물질이 함유돼 있으며 이중 2백종류 이상이 인체에 해를 준다. 이들 가운데 특히 위험한 것이 일산화탄소, 니코틴 그리고 타르. 이러한 유해물질은 인체에암을 유발하고 정자생성을 저해하며 또한 정자형태를 변형시키기도 한다.

그러나 흡연이 남성의 성 건강에 치명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을 구체적으로 알고 있는 사람은드문 것 같다.

음경은 말초혈관 및 음경해면체라는 스펀지같은 특수조직의 미세혈관이 얼기설기 모여 있어 흡연의 부작용에 더 많이 노출된다.

즉 음경발기는 수세미 모양의 음경해면체내에 평상시보다 5~10배나 많은 혈액이 충만되면서 일어난다. 그런데 담배를 피우게 되면 혈액속으로 흡수된 니코틴이 발기에 필수적인 해면체 근육의이완을 방해하고 오히려 말초혈관을 수축시킨다. 혈액이 해면체내로 충분히 유입되지 못하게 돼발기력이 떨어지는 것은 당연한 수순이다.

발기장애를 호소하는 상당수 환자들이 하루 한갑 이상의 담배를 피운다. 문제는 이들이 담배가심장이나 폐에 심각한 영향을 준다는 것은 알면서 음경발기에 지장을 준다는 것은 대부분 모른다는 사실이다.

다행스러운 것은 발기가 잘 되지 않는다고 호소하는 환자들중 성기능에 대한 각종 검사결과가 거의 정상일 경우 금연과 규칙적인 운동만 하면 발기력을 회복하는 것을 종종 볼 수 있다는 것이다.

기존의 금연운동으로 흡연인구가 줄지 않고 있으므로 담뱃갑 경고문을 '흡연은 당신에게 성기능장애를 일으킬 수 있습니다'로 바꾸면 흡연인구를 줄이는데 효과가 있지 않을까.오충환 (비뇨기과 전문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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