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2-믿고 따를 스승 많아져야

입력 1997-05-15 00:00:00

올해 열여섯번째 맞는 스승의 날(15일)은 유달리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한다. 사회전체가 뒤죽박죽돼가고있어도 참스승이 우리주변에 아직도 적지않다는 사실을 깨닫는다. 또 교육의 중요성을 다시한번 일깨우는 계기도 된다.

교육부와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는 서울과 각 지역별로 기념식을 갖고 스승의 은덕을 기렸다. 전국적으로 약6천8백명의 스승들이 정부로부터 훈·포장을 받았다. 그러나 이렇게 떠들썩한 행사만으로 스승의 날을 잘보냈다고 할 수는 없다.

물질위주의 천박한 사회풍토속에서도 가난한 제자·한때의 잘못으로 사회의 그늘에서 젊은날을보내야 하는 제자들을 직접 돌보며 사랑을 심어 준 스승들의 얘기는 먼나라의 동화를 다시 듣는것처럼 신선하다. 초롱초롱한 눈망울을 보면 거짓말을 할 수 없다는 스승들의 고백은 우리에게큰 희망과 꿈을 주기에 충분하다.

제자 한사람 한사람에 정열을 쏟아붓는 교사들도 많지만, 나라교육·지역교육 전체의 본질을 제대로 바로 잡기위한 연구단체나 모임도 없지 않다. 30~40대의 젊은 스승들은 참교육이 무엇인지,끊임없이 고뇌하면서 한걸음씩 현장실천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학생 개개인의 학업성취와 함께공동체생활의 기본을 가르치고 싶어한다.

옛스승 찾아주기 운동을 벌이고 있는 교육청도 스승의 존재가치를 일깨우는 좋은 계기를 마련해주고 있다. 지역에서만도 수백명의 제자들이 그리던 스승과의 만남이 이뤄져 기뻐들하고 있다.스승에 대한 존경심은 어디서 우러나올까. 요즘 초중고생들의 얘기를 들어보면 편파성이 없는 선생님을 가장 존경한다는 것이다. 공부잘하는 아이만 쓰다듬는다든지, 부유층아이들에만 관심을 가지는 선생님은 미워한다. 이점은 스승의 날에 스승 스스로가 짚어 봐야할 문제일 것이다.우리 사회의 잘못된 부분들이 모두 스승의 가르침이 옳지 못해서 그런것이 아니라 스승의 바른말·바른길을 따르지못한 탓으로 봐야한다. 사회생활을 하던 제자가 나쁜짓을 해 감옥으로 가는것을 보는 스승의 마음은 바로 자신이 감옥으로 가는 것과 같을 것이다. 그만큼 스승의 사랑은끝이 없는지도 모른다.

어린이날·어버이날도 그러했지만 스승의 날에도 물질적 정의(情宜)표시가 많았던 스승들은 거북스러워하고 있다. 진정한 고마움의 표시가 곤혹스러움으로 바뀌지 않도록 해야한다. 교육현장의좋은 스승도 많아야겠지만 사회각계각층에도 믿고 따를 수있는 인생의 스승이 더욱 많아져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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