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고부

입력 1997-05-14 14:47:00

우리나라의 선거운동은 그것이 총선이든 대선(大選)이든간에 공조직(公組織)을 중심으로 치러지되그 한편으론 학연.지연.혈연을 중심으로 하는 사조직(私組織)이 차지하는 비중이 여간 높은게 아니다. 공식적으로 청중을 동원하는데야 정당조직의 역할이 크겠지만 분위기 잡고 바람몰이 하는데는 사조직의 역할을 따를수가 없다고 본다. 그래서 어느 후보든 사조직을 가능한 한 많이 만들고 효과적으로 활용하려 한다. 그러나 사조직 중심의 선거운동은 견제하는 장치가 없는데다 그자체가 인정적(人情的)이어서 자칫 금품선거로 치달을 공산이 크다. 최근 각종 선거양상이 더욱혼탁해진것도 따져보면 여당의 이미지가 실추되자 후보들이 당의 공조직보다 사조직에 의존하는경향이 더 높아진데서도 그 연유를 찾을 수 있음직하다. 이런 측면에서 중앙선관위가 대선예비후보 12명이 가동하고 있는 사조직 23개에 대해 관련자료 제출을 요구한것은 시의적절한 것이었지만 그 뒷맛은 영 개운치가 않다. 제출마감전날까지 한건도 없다가 마지막날 하나마나한 보고서를 겨우 제출한 것이다. 대구.경북만 해도 지난 연초부터 내로라는 대선예비후보들의 사조직이잇달아 모임을 가졌고 돈을 펑펑 쓰는 것이 눈에 확연히 보이는데도 한결같이 돈을 쓰지 않았다고 오리발인가 하면 자원봉사자들의 모임이란 변명이다. '돈 선거 에 대한 비판의식이 요즘처럼 고조된적도 없고보면 정치인들의 양심불감증에는 어안이 벙벙할 따름이다. 도대체 정치하기위해서는 거짓말부터 배워야하는 것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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