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기적 체스대결, 인간이 컴퓨터에 졌다

입력 1997-05-13 14:24:00

세계의 이목이 집중된 가운데 열렸던 인간 체스 챔피언과 슈퍼컴퓨터간의 대결이 11일 결국 컴퓨터의 승리로 끝났다.

지난 85년이래 세계 체스챔피언 자리를 놓치지않아온 러시아의 체스천재 게리카스파로프는 이날오전 뉴욕에서 IBM이 개발한 슈퍼컴 딥 블루(DEEP BLUE)와 인간과 컴퓨터간의 세기의 체스대결 6차 최종대국을 벌였으나 초반에 패배했다.

카스파로프는 대국 시작후 불과 1시간이 지난 무렵 19수만에 피할 수 없는 궁지에 몰리자 패배를선언했다.

초반 1, 2차전을 서로 나눠갖고 나머지 3연속 무승부를 기록한끝에 열린 이번 6차전 경기를 마감한 최종 점수는 슈퍼컴 3.5점, 인간 2.5점이었다.

인간에게는 진 적이 없던 카스파로프는 게임에서 패한후 믿을수 없는 결과에 격분한 듯 판을 뒤엎어 그가 받은 충격의 심도를 여실히 보여줬다.

그는 경기후 회견에서 "아직 컴퓨터는 아무것도 입증하지 못했다"면서 "진짜 대결을 다시 가진다면 딥 블루를 박살낼 수 있을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으나 몹시 피로하고 의기소침한 모습을 보였다.

그는 이어 판을 뒤엎은 자신의 행동에 사과하면서 "사실 대결은 어제 5차전으로 이미 끝난 것이나 다름 없다"면서 "나는 완전히 탈진했다"고 컴퓨터와의 경기가 몹시 힘에 부쳤음을 시인했다.IBM이 제작한 컴퓨터 '딥 블루'와의 체스대결 마지막 대국에서 컴퓨터에게 무릎을 꿇은 체스 천재 개리 카스파로프는 경기직후 가진 기자회견에서 "딥 블루는 나를 이기기 위해 특별히 프로그래밍이 된 컴퓨터"라며 이번 경기가 불공정한 것이었다고 비난.

그는 딥 블루가 자신의 과거 대국내용을 모조리 기억하고 있는 반면 자신은 딥 블루가 어떤 수를쓸 것인지 전혀 짐작하지 못했다고 분통을 터뜨리고 "이건 과학이 아니라 개리 카스파로프를 이기려는 극성일 뿐"이라고 IBM을 비난.

(뉴욕 AP AFP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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