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서가는 농업인-영덕군 이병춘씨

입력 1997-05-12 14:03:00

음악도의 길을 버리고 16년째 양돈업을 하고있는 이병춘씨(43·동해축산대표·영덕군 병곡면 사천리499).

축산과는 거리가 먼 음대(플루트전공)를 졸업한 이씨의 양돈인생은 성공과 좌절이란 부침에도 굴하지않고 한길을 걷고있다는 점에서 축산인의 귀감이 되고있다.

지난82년 양조장을 운영하면서 나오는 부산물이 아까워 부업으로 돼지7마리를 키우기 시작한 그는 이후 양조장을 포기하고 종돈(種豚)장 주인이 되었다.

이씨 종돈장은 한창 전성기엔 도내 양돈농가에서 종자돈을 구입하려고 1년을 기다릴 정도였으며85,86년에는 전국단위 가축품평대회에서종돈부문 우승을 차지해 농수산부장관및 축협중앙회장상을 받기도했다.

그러나 영천시 대창면의 5백평규모 돈사를 인수해 종돈장을 확장한데이어 90년 중국진출을 시발로 시련이 닥쳐왔다.

중국 위해시에 5만평의 종돈장을 설치, 5만두의 종돈을 키우려고 했으나 중국산 축산물은 당시발굽이 썩는 '구제역'탓에 국외수출은 안되고 국내소비밖에 할수없어 2년만에 빈손으로 돌아왔다.

93년 영덕군에 의해 선도양축농가로 선정돼 4억5천만원의 융자금을 지원받아 지금위치에 8백40여평규모의 현대식 돈사를 지으면서 재기의 출발을 했지만 순탄치만은 않았다.

95년 자금난으로 사료를 구하지못해 키우던 5백마리중 3백마리가 서로 꼬리를 뜯어먹다 폐사하는것을 보며 부인 신영희씨(41)와 통곡을 하기도 했다.

빚에 쪼들려 도망갈 짐까지 꾸렸던 이들부부는 남은 돼지마저굶어죽는다는 생각에 짐을 풀고 개죽으로 먹이던 쌀도정부산물인 백쇄미를 솥에 끓여 숟가락으로 돼지입에 넣어주는 열성을 보였으며 이같은 사정을 전해들은 사료업자들의 지원으로 기사회생했다.

지금은 7백두의 돼지(종돈1백20마리)를 기르며 연간 1억5천만원정도의 소득을 올리는데다 금년말까지 3천5백두(종돈3백50두)로 사육두수를 늘릴 계획. 이들부부는 지금도 돼지입에 뽀뽀를 해줄정도이며 부인신씨는 돼지를 "애들"이라고 부른다.

〈영덕·鄭相浩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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