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국당총재인 김영삼대통령은 8일 이회창대표로부터 주례보고를 받는 자리에서 △당내 민주계와 대선주자들의 분파적 행동자제 △대표직사퇴논의 중지 △이회창대표중심의 당운영등 3가지 사항을 강조했다.
최근 경선을 앞두고 과열조짐을 보이고 있는 상황에서 나온 이같은 발언은 당내를 아연 긴장시키고 있다. 당장 민주계주도의 정치발전협의회는 이에 반발하고 나섰고 박찬종고문을 비롯 다수대선주자들도 "경선전 대표직사퇴는 당연한 것"이라고 반격했다.
우선 발언배경과 의미를 놓고 설왕설래가 한창이다. 사실 김대통령이 얼마전 경선 엄정중립을 선언한 바 있어 민주계는 물론 각 대선주자들이 각개약진에 분주한 터였다. 특히 정발협은 반이회창전선의 결집을 모색하는 상태에 왔다.
김대통령은 이같은 당의 혼란모습을 좌시할 수 없었을 것이란 관측이다. 더이상 이를 방치하다가는 정권재창출이 불가능하다는 인식을 했음직하다는 것이다.
게다가 김대통령은 요즘 한보사건과 대선자금문제로 벼랑끝에 몰려있다. 이대표를 무시하고 이난국을 헤쳐나갈 수 없는 절박한 처지에 놓여있다. 이때문에 민주계일부에서는 대통령의 발언은본심이 아니고 이대표의 강요 때문이라는 시각이다.
어쨌든 김대통령의 발언은 이대표에게 더욱 유리한 여건을 조성해주고 있는 것은 분명하다.이와관련 청와대는 "대통령의 발언을 확대해석하지 말라"면서 "지금은 총재와 당대표중심의 결속이 중요하며 경선이후 이탈이 없어야한다는 입장"이라며 원칙론을 거듭표명했다.그러나 김대통령의 언급에대해 여타대선주자들은 물론 민주계인사들마저도 불복하고 나서고 있다. 김대통령의 당내 통제력상실을 단적으로 드러내고 있다.
민주계다수는 강한 불만을 터뜨리고 있다. 정발협실무간사인 김운환의원은 "대선주자라도 내세우고 있으면 몰라도 그렇지도 않은데 무슨 분파행동이냐"고 반발했다. 김덕룡의원측도 "대통령에게힘을 실어주려는 의도"라며 마이웨이를 외치고 있다. 민주계일각에서는 더 나아가 "대통령이 언제민주계얘기를 귀담아 들었느냐"고 저돌적으로 항명하기까지했다.
문제는 민주계내부도 강온파로 나눠지고 있다는 점이다. 강경파는 김대통령의 말을 들을 필요도없이 독자길로 나서자는 것이고 서청원, 강삼재의원등 온건파는 이대표체제가 흔들리면 당이 공멸하기때문에 처신에 신중하자는 것이다.
한편 김대통령의 언급에 대해 이대표측은 "당대표에게 힘을 실어주는 것"이라며 내심 반기고 있고 여타대선주자들은 "원칙론적 얘기"라면서도 경계의 빛이 역력하다.
〈李憲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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