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노트-2시간회의에 10시간 친목

입력 1997-05-09 00:00:00

10일 대전에서 열릴 대구시 여성정책위원회(위원장 이영상)의 정기회의를 둘러싸고 '야유회성이아니냐'는 여론이 일고 있다.

이날 오전 8시부터 오후8시30분까지 12시간 이상으로 짜인 일정표에서 회의시간은 오전 10시부터12시까지 두시간 뿐이고 다른 시간은 동학사 오찬, 유성온천 휴식, 대구-유성간 이동시간 등으로짜여있다.

대전 이동회의에서는 6월18일에 열릴 여성정책토론 과제 확정 및 예비토론, 여성정책추진 방향논의가 주요과제로 잡혀있다. 이는 대구에서도 얼마든지 검토가 가능한 얘기이다.사실 대구시에서 76번째로 대구시여성정책위원회가 발족될때만 해도 '유명무실한 위원회가 적지않은데 또 위원회를 만드느냐'는 곱지않은 시각이 없지 않았다. 하지만 기존의 75개 위원회(1천1백2명)에 여성위원의 분포가 4.4%%(48명)에 불과하고 남아선호사상이 뿌리깊게 배어있는 지역으로 여권(女權) 신장이 전국 어느곳보다 가장 시급한 곳이라는 공감대가 밑받침이 되어서 오랜산고끝에 공식 출범했었던 것이다.

그런데도 첫 정기회의에서는 여성발전기본법이 무엇인지도 모르는채 참석한 위원들이 있었나하면, 여성정책위원회의 기능과 역할조차 제대로 파악하지 않은채 무책임하게 출석하였다가 미처회의가 끝나기도 전에 총총 자리를 뜬 이들도 적지 않았다. 그런데도 정기회의가 열릴 때마다 시민들의 세금으로 참석수당은 꼭꼭 지급된다.

대구여성들은 어떻게하면 대구의 여성정책을 올바르게 이끌지 고민하는 위원을 필요로 한다. 이를 위해 관계부처에 자료도 요청하고, 몸담고 있는 분야의 통계자료도 넘겨주며 여성정책이 제대로 잘 펼쳐지도록 아이디어를 모으고 봉사하는 위원회가 되기를 바란다.

모쪼록 2시간의 회의와 10시간의 친목이 대구여성정책을 발전시키는 밑거름이 되기를 바라는 마음 간절하다. 〈崔美和기자〉

최신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