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이더 추적을 피할수 있는 스텔스전투기

입력 1997-05-08 15:00:00

레이더 추적을 피할 수 있는 미국의 스텔스전투기 F-117은 '밤의 영웅'이다. 걸프전에서 바그다드의 목표물을 정확히 찾아 파괴했다. 하지만 낮에는 무용지물이다. 육안으로도 쉽게 적에게 발견될 수 있는 데다 적의 미사일을 따돌릴 만큼 민첩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최근 미 공군이 야간뿐 아니라 낮에도 적의 추적을 피할 수 있는 '보이지 않는 비행기'를 개발하고 있다는 사실이 과학잡지 '포퓰러 사이언스'를 통해 밝혀졌다.

포퓰러 사이언스 5월호에 따르면 미국은 2000년대 초에 실전에 배치를 목표로 레이더에 포착되지도 않고 육안으로도 잘 보이지 않는 스텔스기 개발에 착수했다.

보이지 않는 스텔스기의 핵심은 빛을 발산하는 기체(機體)표면의 개발이다. 전투기는 위장 색깔에관계없이 푸른 하늘에서는 검은 점으로 육안에 포착된다. 기체표면에서 스스로 햇빛의 밝기와 비슷한 빛을 발산, 눈에 잘 띄지 않기 때문이다.

전기를 가하면 색깔이 바뀌는 크롬전기판 또는 랩톱 컴퓨터의 디스플레이용 액정(LCD)과 유사한아닐린 중합체가 발광 기체표면 재질로 유력시 되고 있다. 크롬전기판과 아닐닌은 전기가 가해질때마다 빛의 밝기와 색깔이 동시에 바뀌고 레이더 전파를 흡수하는 성질을 갖고 있다.비행기에 장착된 사진판독기가 하늘과 땅의 빛과 색깔을 읽어내면 컴퓨터는 전투기 위에 있는 하늘의 색깔과 아래에 있는 지형과 가장 일치하는 밝기와 색조를 계산해 내 적절한 전압을 기체 표면에 가한다. 이 위장기술을 스텔스기에 적용하는 실험이 네바다주 그룸레이크 공군기지에서 진행되고 있다.

이 공군기지에서는 또 크롬전기패널을 미사일이 목표물을 찾는 기능을 교란하는데 활용하려는 실험도 진행하고 있다. 현대 미사일은 광학 센서와 적외선 탐지기를 이용, 목표물인 비행기의 형상을 포착한다. 따라서 희미한 빛을 발산하는 크롬전기 패널을 기체 표면으로 사용하면 전투기의위치와 형상을 왜곡시켜 광학 센서의 기능을 교란시킬수 있다.

또 엔진에서 발생하는 열을 포착해 목표물을 찾아내는 적외선 탐지기의 기능을 마비시키기 위해납작한 모양의 엔진 배기장치도 연구되고 있다. 납작한 배기장치는 원통형 배기구보다 훨씬 빨리엔진에서 발생하는 뜨거운 열을 주위의 찬공기속으로 발산하기 때문이다.

강렬한 햇빛과 극한의 기온에서도 그 기능을 제대로 발휘할 수 있는 크롬전기패널이 개발된다면보이지 않는 스텔스기는 실전에 배치될 수 있을 전망이다.

〈李鍾均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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