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북 보궐선거-후보들의 용병술

입력 1997-05-08 15:24:00

"유능한 참모에 금배지 걸렸다"

포항북구 보궐선거가 신한국당 이병석위원장과 민주당 이기택총재, 무소속 박태준전포철회장의 3파전으로 압축되고 있는 가운데 이들의 상품성을 극대화시킬 각 진영 참모들의 면면에 대해 관심이 쏠리고 있다.

세사람의 예비후보들은 한결같이 "낙선은 생각지않고 있다"며 자신감을 보이고 있지만 각자의 장단점을 파악하고 구체적인 득표전략을 세워야하는 참모들로서는 "큰소리만 치고 있을때가 아니다"며 조직을 점검하고 지역민들을 접촉하는등 서서히 세몰이에 나서고 있다.

신한국당 이병석위원장은 보선실시 시기가 자신의 당락을 좌우하는 최대관건이라며 조기실시를주장하고 있다. 즉 7월 이전에 선거날짜가 잡히면 신한국당 대통령후보 경선에 나설 '8용(龍)'이니 '9용'이니 하는 거물급들이 포항을 찾지 않을수 없고 이 경우 이위원장은 이들을 참모로 활용,중앙당의 집중적인 지원을 받을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를 걸고 있다.

지역에서 이씨의 당선을 위해 표밭에 나설 참모들은 아무래도 남구의 이상득의원과 지구당 간부가 중추를 이룰 전망이다. 이위원장은 김길중 포항상의회장과 강해중 경보건설대표, 장성호·이재일씨등 4명의 도의원등 지구당 부위원장 진영과 공원식 시의원, 이도희 우리그룹 부회장, 조영우시의원등 젊은 활동가들로 구성된 중앙상무위원들의 득표력에 기대를 걸고 있다. 또 강신우 삼일그룹회장, 강만철 노인회장, 김동용 공단부이사장등 지구당 고문진과 정주영중앙고교장등 옛은사들의 측면지원도 상당하다는게 이씨의 주장이다.

민주당 이기택총재는 지역구를 옮긴 탓에 기간조직이 아직은 허술한 상태다. 조직정비에 최소한10일 이상이 걸릴것으로 예상하고 있는 이총재는 참모진 구성을 외지파와 토박이 연합체로 구성한다는 원칙아래 신정수 예비역소장(재경포항향우회장)을 사령탑에, 조중연 사무총장을 실무총책에 앉히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이총재는 또 민주당 소속인 박기환시장을 가장 든든한 지지자로 믿고 있다. 관선단체장 시절 선거를 생각하면 시장이 야당인사라는 사실 자체만해도 천군만마를 얻은 것이나 마찬가지라는게 이총재의 소감이다. 핵심역할을 할 지역인사로는 시의회에서 '민주당 3인방'으로 통하는 허대만·박석기·이진수의원이 득표전 최전면에 나설 태세다. 또 이총재와 박태준씨 출마의사 표명이전까지독자출마를 추진해온 박시장의 동생 박기찬씨(세무사·포항YMCA이사장)도 이총재 지지파여서만만치않은 득표력을 보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밖에 이번 보선에 이총재의 출마를 성사시킨권오을의원(안동)과 이수인의원(전국구)도 젊은층을 중심으로 이총재 지지를 호소할 태세다.관심을 모으는 박태준씨는 △지금까지 선거판에서 얼굴이 팔리지않은 새얼굴 △지역토박이로 팀을 짠다는 참모진 구성의 두가지 원칙을 세웠다. 정명식·박득표·이대공씨등 측근 포철OB들만해도 참모진 구성에 어려움이 없을듯 하지만 선거라는 특수한 상황을 감안하면 아무래도 젊고 활동적인 인사를 구해야할 상황이다. 그러나 박씨의 출마가 갑자기 성사돼 핵심 참모진 구성은 빨라야 다음주초에나 가능하다는게 측근들의 설명이다.

현재 박씨를 위해 뛰는 인사로는 지난 2월 박씨의 포항시 명예시민 추대를 추진했던 시의원들이주축을 이루고 있다. 포항의 마당발로 통하는 최영만의원을 비롯, 모두 45명의 시의원중 20여명이박씨지지 의사를 보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과거 박씨 비서실장과 보좌관을 지낸 최재욱전의원·조용경씨와 사위인 고승덕변호사등 실무급 측근들이 속속 판짜기에 나설 채비여서 조만간 완전한 윤곽이 드러날 전망이다.

이들 3명의 보선주자들이 세운 선거전략의 공통점은 돈안드는 선거를 치른다는 것. 정치권 전체가 한보스캔들에 휘말려 허우적거리는 상황에서 금권을 휘두르다가는 한방에 나가떨어질수 있다는 위험부담을 느끼고 있어 누가 유능한 참모를 확보하는가에 이번 선거의 당락이 걸려있다고 보는게 대체적인 시각이다. 〈포항·朴靖出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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